환율 고비 넘자 ‘희토류 전쟁’ ?… 美, 중국의 수출통제 문제 G20 정상회의서 의제화 움직임
입력 2010-10-27 18:01
‘환율 전쟁’이 한고비를 넘기자, ‘희토류 전쟁’ 조짐이 보이고 있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에 대한 국제적인 논란이 서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주요 의제로 다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우리 정부는 희토류 문제가 G20 회의에서 다뤄지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서울 G20 정상회의에서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독일과 프랑스도 G20에서 이 문제를 적극 의제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중국은 주권에 관한 문제라고 강하게 반발, 희토류 전쟁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백악관 고위 참모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G20 정상회담에서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을 만났을 때 희토류 수출 제한 문제를 제기할 수 있음을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26일(현지시간) 전했다.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도 정례브리핑에서 G20에서 미·중 정상회담이 있을 것임을 밝히면서 “백악관 안보팀과 경제팀이 이 문제를 유심히 살펴보고 있으며, 이상이 있다고 판단한다면 문제 제기를 하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브스 대변인은 희토류 문제를 국가안보회의(NSC)에서 다루고 있다는 점을 강조, 안보적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전 세계 희토류 매장량의 30%, 공급량의 90%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은 환경상 이유와 자원 보존을 위해 희토류 생산과 수출을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미국과 유럽연합(EU), 멕시코 등은 지난해 중국의 제한이 국내 생산자에게 부당한 이득을 주면서 외국 제조업체를 차별하는 조치라며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 이미 대립각이 형성돼 있는 상태다.
미국은 희토류의 절대량을 생산하고 있는 중국이 수출량을 통제함으로써 사실상 무기화하려 한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듯하다. 그래서 미 의회 내에서는 희토류 같은 희귀 물질에 대한 개발 및 생산을 제고시키기 위해 관련 법안을 조속히 처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독일과 프랑스 등은 중국에 대한 희토류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미국과 EU가 공동 대응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희토류 수출 통제를 계속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마자오쉬(馬朝旭)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6일 브리핑에서 일본에 대한 수출 중단 원인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희토류 자원을 관리·통제하는 것은 중국의 주권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또 WTO 관련 규정에도 부합한다고 밝혔다.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27일 취임 후 가진 첫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희토류 문제가 G20 정상회의에서 논의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제가 알기론 그런 논의가 없고 이제 와서 그것이 G20 의제가 되기는 어렵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베이징=오종석 특파원, 김도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