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여자절제회, “가임기 여성 84% 음주… 손자대까지 ADHD 유발”

입력 2010-10-27 18:34

음주가 다음 세대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크다. 임신 중 술을 마시면 태어난 자녀가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에 걸릴 확률이 높아질 뿐 아니라 손자 손녀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

신찬영 건국대 교수는 26일 서울 동자동 대한기독교여자절제회관에서 열린 ‘태아알코올증후군 및 니코틴 중독 예방 세미나’에서 임신 중 음주 혹은 임신 전 과도한 알코올 섭취는 2세대까지 전이되는 ADHD 증상을 유발했다고 밝혔다.

동물 실험으로 임신 중 음주와 ADHD의 관련성을 밝힌 신 교수는 “임신 중 술을 마신 어미 쥐에서 태어난 쥐들은 집중력이 25% 떨어졌고, 충동성은 배 가까이 높았다”며 “이런 성향은 술에 전혀 노출되지 않은 손자 손녀 쥐에게까지 그대로 전달됐다”고 말했다. 이는 임신 중의 음주가 자녀에게는 물론 술에 전혀 노출되지 않았던 손자 손녀에게도 ADHD를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또 “임신한 여성의 음주가 안면기형 학습장애 등 태아알코올증후군과 같은 심각한 결함을 초래할 수 있는 것처럼 남성의 지속적인 음주도 정자 상태에 나쁜 영향을 미쳐 후세대까지 전달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또 이날 박경일 절제회 이사는 ‘태아알코올증후군의 지식에 관한 연구’를 발표했다. 박 이사는 “절제회와 이화여대 건강과학대학 김옥수 교수 연구팀이 최근 서울 소재 가임기 여성 47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국 가임기 여성의 음주 실태, 알코올 및 태아알코올증후군에 대한 지식 측정 연구’ 결과 가임기의 여성 84%가 음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미래의 아기가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한편 절제회는 금주 금연을 위한 ‘2010 절제 대정부 건의문’을 발표했다. 절제회는 건의문을 통해 “청소년의 음주는 성장 중인 뇌, 특히 전두엽과 해마에 손상을 주어 학습능력과 인지능력을 저하시킨다”며 모든 교과 과정에 술 담배 약물의 해악에 대한 내용을 포함시킬 것을 촉구했다.

또 절제회는 “여성의 음주와 흡연이 기형 출산의 원인이 되므로 정부는 여고생 여대생 직장여성 임산부를 대상으로 음주 예방에 대한 건강교육 프로그램을 펼칠 것을 제안했다. 또 한국교회는 매년 6월 중 ‘환경과 절제 주일’을 정하고 음주 흡연의 해악을 교인들에게 적극 홍보할 것을 건의했다.

이지현 기자 jeeh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