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김동섭] 저탄소 발전기술개발과 수출산업화

입력 2010-10-27 17:46


지난 몇 년간 세계경제가 직면하고 있는 경제위기는 기존의 고비용 및 환경파괴적인 경제·산업 구조를 재평가하고 개선과 혁신을 통해 환경과 경제가 서로 대립 아닌 선순환 구조가 되는 녹색성장이라는 새 패러다임의 출현을 가져왔다. 녹색성장 패러다임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전략으로 정착해 나가고 있다.

녹색성장을 위한 차세대 신성장동력 창출 및 경제구조 확립을 위해 전통적인 굴뚝산업이면서 내수산업이라는 인식이 강한 전력산업의 변화된 역할이 새삼 강조되고 있다. 이러한 패러다임 하에서 최근 국내 기업들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원전 수출, 신재생에너지 및 지능형 전력망 등 녹색기술 개발과 수출산업화를 통한 신성장동력 발굴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 될 발전 연료가 바로 석탄이다.

석탄의 청정 이용이 중요

석탄은 앞으로 약 130년 동안이나 사용할 수 있을 만큼 매장량이 풍부하고, 매장 지역이 편재되어 있지 않아 가격 및 지정학적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장점이 있다. 국내 전력생산량의 44.1%(2009년 기준)를 담당하고 있는 주력 에너지원으로서 석탄의 청정 이용은 전력산업 녹색화와 미래성장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이슈다.

이에 청정석탄 이용 기술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활발한 기술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데, 그 대표적인 기술이 석탄가스화복합발전(IGCC)이라 할 수 있다. 이는 석탄을 고온·고압의 가스화기(Gasifier)에서 가스화해 합성가스를 제조·정제한 뒤 가스터빈 연료로 사용하는 발전기술로, 기존 석탄 화력발전에 비해 효율이 3∼5% 높고 환경오염 물질인 황산화물 및 질소산화물을 거의 배출하지 않는 고효율 친환경 발전 기술이다. 향후 이산화탄소 포집·저장기술(CCS)과 접목 시 기존 화력발전 기술보다 발전 원가 및 비용 저감 면에서 우수하다. 이런 이점으로 인해 미국 일본 유럽 등 주요 선진국에서는 1980년대부터 기술 개발에 착수, 최근에는 실용화 단계에 도달했으며, 석탄가스화복합발전 시장 규모는 2014년 이후 2만5500㎿로 급속한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정부 주도 하에 석탄가스화발전소 건설 및 수출사업화 로드맵을 마련, 추진하고 있다. 현재 정부와 한전이 공동으로 태안에 국내 최초의 석탄가스화복합발전소 건설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설계·건설 및 운영 기술 노하우를 익히고 장기적으로는 원천기술을 확보함으로써 새로운 수출동력 모델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검은 석탄의 녹색화는 국내 전력사가 굴뚝기업, 내수기업이라는 이미지를 버리고 ‘녹색기술을 수출하는, 진보하고 있는 기업’으로서의 성공한 기업 이미지를 정착할 수 있음은 물론 우리나라 전력산업의 녹색성장 전략에 하나의 축을 담당하고 국가경제 발전기반을 공고히 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기대

차세대 석탄발전 기술인 석탄가스화복합발전의 신성장동력화를 위해서는 선진국과의 기술격차를 단기간 내 해소할 수 있어야 하며,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가격, 성능 및 단위용량 등에서 비교우위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기술 개발 및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정부와 민간 기업의 과감한 투자, 관련 기관들 간 비전 공유와 협력이 필요하다. 녹색기술의 해외시장진출을 확대함으로써 자체 기술의 발전은 물론 관련 분야 기술 수준의 동반 상승 효과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향후 석탄가스화복합발전은 UAE 원전 수주와 같이 우리나라의 대표적 녹색기술 수출 모델로 확고히 자리매김함과 동시에 ‘무(無)배기가스’ 실현으로 국민의 삶의 질 개선과 국민 경제에 이바지할 수 있는 녹색기술로 그 역할을 충실히 이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동섭(인하대 교수·기계공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