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성장률 하락세 장기화는 막아야
입력 2010-10-27 17:45
성장률 상승세가 꺾였다. 한국은행이 어제 발표한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3분기 GDP 성장률은 전기 대비 0.7%, 작년 동기 대비 4.5%에 머물렀다. 2분기 성장률이 전기 대비 1.4%, 작년 동기 대비 7.2%였던 것에 비하면 큰 폭의 하락세다.
수출 둔화와 부동산 경기 침체, 농업 부진, 정부의 재정지출 효과 소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지난해 1, 2분기 성장률이 큰 폭으로 하락한 탓에 올 1, 2분기 성장률이 상대적으로 높았던 점을 감안하면 올 3분기부터는 기저효과도 사라진 것으로 분석된다.
한은은 성장률 수치는 낮아졌지만 우리 경제는 여전히 견실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올 6% 성장률 달성도 무난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가볍게 볼 일은 아니다. 분기별 성장률이 2분기에 고점에 이른 후 하락세로 반전되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향후 경기 상황을 읽을 수 있는 경기선행지수가 최근 8개월 연속 하락하고 있다. 성장률 하락세가 일시적인 반전이 아니라는 얘기다. 하락세는 올 하반기에 이어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 아직 체감 경기가 뚜렷하게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성장률 둔화 추세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점이 걱정이다.
더구나 세계경제가 금융위기로 인한 경기침체에서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다 최근 다시 정체 기미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미국, EU(유럽연합), 중국 등의 성장 둔화 우려가 여전하다. 대외의존성이 높은 우리 경제로서는 글로벌 경기 동향에 크게 좌우될 수밖에 없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의 하락 추세가 계속되고 있어 가격경쟁력 하락에 따른 수출 둔화를 피하기가 쉽지 않다.
우리 경제가 사실상 기로에 선 셈이다. 기세 좋게 금융위기 이후 빠른 회복세를 보여 온 우리 경제가 하락세로 반전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럴 때일수록 낙관론이나 비관론을 경계해야 한다. 대내외 여건을 예의 주시하고 점검하면서 안정성장을 도모하는 데 정책 당국과 경제주체들이 힘을 모아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