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잔대회 덕 버드셀 총재 단독 인터뷰
입력 2010-10-27 11:44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열린 제 3차 로잔대회(케이프타운2010)가 지난 25일 막을 내렸다. 이번 대회는 전 세계 교회 지도자 4500여명이 참석한 금세기 최대의 복음주의 모임이었다. 대회를 통해 발표된 로잔 언약(Lausanne Covenant)은 앞으로 세계 복음주의 운동의 방향타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로잔전략위원인 유승관 목사(선교학 박사·사랑의교회 선교담당)가 대회 장소인 케이프타운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이번 3차 로잔대회의 주역인 덕 버드셀 국제로잔 총재를 만나 대회의 의미와 향후 과제 등에 대해서 대담했다.
◇일시:2010년 10월24일
◇장소:케이프타운 국제컨벤션센터(CTICC)
◇대담: 덕 버드셀 목사(국제로잔 총재), 유승관 목사(로잔전략위원, 사랑의교회 선교담당)
△유승관 목사=3차 로잔대회의 정신을 담은 로잔 언약인 ‘로잔케이프타운 서약(The Cape Town Commitment)’이 발표됐다. 이번 서약의 핵심 가치는 무엇인가. 또한 과거 두 차례의 로잔 언약과 비교할 때 차이점이 있으면 설명해주기 바란다.
△덕 버드셀 총재=로잔언약에는 항상 두 가지 부분이 있다. ‘신학적 확언(theological affirmation)’과 ‘선교적 우선(missiological priorities)’이다. 전자는 신학적인 지지 기반을, 후자는 실천(action)을 말한다. ‘하나님을 향한 우리의 사랑’과 ‘어떻게 우리가 이 세상을 섬길 수 있는가’에 대한 것이다. 1, 2차 로잔언약의 기초는 로잔운동의 근간으로 교체되지 않는다. 다만 21세기 세계교회가 처한 여러 선교적 상황을 고려, 보다 성경적인 적용과 시행을 위한 긍정적인 언어를 추가해 나가는 것이다. 실천(action) 항목은 시행과 관련해 명확한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다. ‘향후 10년, 15년 동안 우리가 어떤 일을 어떻게 추진 할 것인가’에 대해 로잔의 대표지도자들이 대회의 모든 세션과 토론회에 참여해 중지를 모았다. 또한 전 세계에서 온 복음주의 지도자들로부터 의견을 청취해 만들어졌다.
△유 목사=이번 대회에서는 무엇보다 화해와 연합(reconciliation and unity)이 강조되었다. 특히 기독교에 대한 박해가 심한 국가들을 소개하고 전 세계 교회가 그들 국가를 위해 함께 기도했던 것은 커다란 수확이라고 본다. 북한은 지구상에서 가장 극심한 박해가 있는 곳이다. 앞으로 로잔을 통해 더 많은 세계 교회가 북한의 실상을 알고 함께 중보 기도하는 운동이 일어났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버드셀 총재=이번 대회에서 하나님은 북한에서 온 소녀를 사용하시어 엄청난 감동을 주셨다. 사랑의교회가 로잔에 소개한 18세의 작은 소녀가 우리 모두의 마음을 녹였다. 아마 로잔대회 참가자들은 북한을 생각할 때마다 그녀의 복음과 선교에 대한 열정을 기억할 것이다. 1989년 로잔 마닐라대회 때, 그 누구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질 것이라고 예측하지 못했다. 그러나 6개월 후 장벽이 무너지는 역사가 일어났다. 최근 리더십 전환을 하고 있는 북한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하나님은 18세의 영성 깊은 무명의 소녀를 북한의 최고 지도자 보다 더 강하게 사용하실 수 있다. 남한의 교회가 이번에 로잔에 참으로 귀한 선물을 선사했다.
△유 목사=이번 대회 후속 실천계획은 무엇인가.
△버드셀 총재=대회에서 논의된 내용들이 즉각적으로 적용돼 전 세계 교회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게 되기를 바라고 있다. 세부 시행계획(action plan)에 대한 설명회와 지역별 회합(regional meeting)들이 내년 6월까지 계속 진행 될 것이다. 신학, 커뮤니케이션, 전략, 중보, 리더십 개발, 자원 동원, 전문인선교위원회 등 현존하는 7개의 실무그룹(working group)은 정기적으로 가동되게 된다. 동시에 로잔은 물론 세계 교회가 접한 주요 이슈들인 진리, 화해, 믿음, 글로벌 우선순위, 21세기 개혁, 협력과 같은 영역에 대한 평가와 검토도 내년 6월까지 진행된다. 또한 매 2년마다 지역교회 목회자, 선교단체장 및 리더, 전문인, 학자, 언론 관계자, 청년 지도자 등 총 500명의 리더들이 회합을 갖게 된다. 이 그룹들이 앞으로 로잔운동의 구심점이 될 것이다. 이들은 앞으로 전개될 로잔 운동을 점검, 검토, 평가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전 세계적으로 유능한 자원들을 끌어들여, 마치 ‘타고 있는 불에 산소를 가하듯이 어떻게 하면 선교의 불을 더 많이 더 빠르게 타게 할 수 있는가’에 대해 고민할 것이다. ‘옥스포드 어넬리티카’라는 뉴스 정보 서비스도 시행할 계획이다. 단순한 뉴스를 공유하는 것만이 아니라 정보를 가공 분석까지 하는 것까지를 포함하는 획기적인 정보시스템을 구축하려고 한다. 앞으로 로잔은 ‘다보스 포럼’ 형태로 진행될 것이다. 2024년에 제4차 로잔대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유 목사=이번 대회에 중국 대표단이 참가하지 못했다. 이에 대한 로잔의 대응은 무엇인가.
△버드셀 총재=물론 너무나 안타까운 마음 금할 수 없다. 중국 당국을 비난하는 데에서 진일보해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가를 분석해야 한다. 그리고 과연 장·단기적으로 어떤 일들이 중국 교회를 위해 유익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또한 ‘중국 정부와 더 좋은 관계를 갖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하며 대책을 세울 것이다.
△유 목사=버드셀 총재 등 로잔 스태프들의 헌신으로 대회가 성공적으로 치러진데 대해 한국 교회를 대신해 축하의 박수를 보낸다. 대회에는 100명이 넘는 한인 교회지도자들이 참석했다. 버드셀 총재는 최근 한국인 사위를 맞은 것으로 안다. 한국인과 진정한 가족이 된 것을 또한 축하한다. 한국 교회와 성도들에게 한 말씀 해주시 바란다.
△버드셀 총재=한국 교회는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 전 세계 어느 나라도 인구대비 선교사 수나 재정적 지원에 있어 한국을 따라 오지 못하고 있다. 또한 잘 훈련된 선교 인력(특히 수많은 전문인들)과 막강한 기도의 능력, 언어와 문화적으로 무장된 800여만 명의 디아스포라 한인(해외 한인)들이 있다. 로잔 언약에 근거해서 한국 교회에 다음 두 가지를 제안하고 싶다. 첫째, 신학적 확언이라는 측면에서 한국 교회와 로잔간의 교류가 보다 활발하게 이루어지기 바란다. 앞으로 영향력 있는 한국 교회의 리더들을 발굴, 로잔운동에 참여시켜 주시기를 청한다. 이를 위해 필요하다면 한국 교회와 상호 협의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함께 지혜를 모을 수 있으면 한다. 둘째, 실천적 측면에서 한국 교회가 바울이 디모데를 키운 것처럼 다음 세대들을 준비시키기를 소망한다. 로잔을 대표해서 한국 교회와 지도자들 모두에게 깊이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