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내기사회복지상 원광효도마을 정혜미씨… 노인 130여명의 손과 발이 되다

입력 2010-10-26 18:58


전북 익산에 있는 원광효도마을 ‘수양의 집’ 사회복지사 정혜미(24·여·사진)씨는 최근 어르신 8명을 모시고 전주 나들이를 했다. 정씨는 한옥마을 내 한 음식점에서 비빔밥을 대접하고 어르신들의 손을 잡고 경기전을 돌아봤다. 돌아오는 길에 담이 없는 전주교대 앞뜰에 들러 담소도 나눴다. 이번 달 생일을 맞은 수양의 집 노인들을 모시고 나들이를 하는 월례행사였다.

지난해 2월 이 시설에 입사한 정씨는 꾸준한 봉사와 활기찬 리더십으로 수양의 집 노인 130여명의 손발이 돼 왔다. 이곳에서 생활하는 어르신들은 상당수가 의지할 곳 없고 병약한 할아버지 할머니들이다. 평균 나이가 80세이고, 최고령인 최 할아버지는 103세이다.

정씨는 이곳에서 ‘연예인’으로 통한다. 각종 나들이와 행사에서 기획과 진행을 도맡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해 사회복지시설 평가에서 수양의 집이 최우수기관상을 받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정씨는 연고 없이 생활하는 노인들의 1대 1 결연 후원자 발굴에 땀을 흘렸다. 또 호적 없이 살아온 3명에 대해 경찰의 도움을 받아 신원을 회복해 주는 한편 수소문 끝에 고향의 가족을 찾아 주기도 했다. 더불어 시내 한 목욕탕과 결연해 한 달에 한 번 단체목욕 기회를 제공하는 ‘클린 데이’를 추진했다. 지역 내 남녀 고교생들이 정기적으로 어르신을 찾아 말벗이 되고, 안마와 청소, 산책 돕기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일 손자·손녀 돼 드리기’ 프로그램도 큰 반응을 얻고 있다.

그의 봉사 활동은 원광대 재학시절 봉사·학술동아리인 ‘품앗이’에서 활약한 게 바탕이 됐다. 이때 ‘봉사는 베푸는 것이 아니라 응당 내가 해야 할 일’이라는 생각을 가졌다고 한다. 오순옥 ‘수양의 집’ 원장은 “그의 손길이 미치는 곳마다 맑고 훈훈한 자취가 남는다”고 귀띔했다.

정씨는 이 같은 활동으로 국민일보와 삼성전자, 한국사회복지협의회가 공동 주관하는 제82회 새내기사회복지상 수상자로 선정돼 27일 상을 받게 됐다.

“꿈을 꾸는 자는 마침내 그 꿈을 닮아간다”는 문구를 늘 잊지 않고 살아간다는 정씨는 “도움이 필요한 분들과 함께 숨을 쉰다는 생각으로 두 다리와 두 손을 움직이겠다”고 다짐했다.

익산=김용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