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시진핑 부주석 망언 취소하라

입력 2010-10-26 17:51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부주석이 6·25전쟁에 중국이 참전한 것을 ‘정의로운 전쟁’이라고 왜곡하는 등의 망언을 쏟아내 물의를 빚고 있다.

시 부주석은 2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항미원조전쟁(抗美援朝戰爭) 참전 60주년 좌담회에서 “위대한 항미원조전쟁은 평화를 지키고 침략에 맞선 정의로운 전쟁이었다”고 강조했다고 중국중앙(CC)TV가 보도했다. 그는 “중조(중국과 북한) 양국 인민과 군대가 단결함으로써 항미원조전쟁에서 위대한 승리를 거뒀다”며 “세계 평화와 인류 진보를 지켜낸 위대한 승리”라는 망발도 서슴지 않았다.

시 부주석은 “60년 전에 발생한 전쟁은 제국주의가 중국 인민에게 강요한 것”이라며 오히려 적반하장식의 망언까지 했다. 그는 “마오쩌둥(毛澤東) 동지는 항미원조와 나라를 지키는 역사적인 결단을 내렸다”며 6·25전쟁의 원흉 김일성을 지원한 마오쩌둥을 두둔했다.

6·25전쟁은 북한 공산군이 불법 남침함으로써 일으킨 전쟁이라는 것은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당시 유엔은 6·25전쟁을 북한의 남침이라고 규정하고 유엔군을 파견해 침략군을 단호하게 응징했다. 3년간 계속된 동족상잔의 전화(戰禍)로 인해 전 국토는 황폐화됐고, 한국군을 포함한 유엔군 18만명, 북한군 52만명, 중공군 90만명이 목숨을 잃었다. 남한에서만 민간인 99만명이 목숨을 잃거나 부상했고, 북한에서는 공산당의 학정(虐政)을 피해 300만명 이상이 월남했다.

적화통일의 야욕을 품고 남침했다가 유엔군의 반격에 밀려 줄행랑을 놓은 김일성을 지원하고도 ‘평화를 지키고 침략에 맞선 정의로운 전쟁’ ‘세계 평화와 인류 진보를 지켜낸 승리’라는 해괴한 논리를 펴는 시 부주석이 과연 제정신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돌발변수가 없는 한 2012년부터 당·정 최고지도자로서 중국을 이끌 시 부주석의 역사왜곡 발언을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 역사를 날조하는 인사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과 G2 일원인 중국의 차기 지도자라니 대단히 실망스럽다. 시 부주석은 망언을 취소하고 전 세계를 향해 사과를 해야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