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내수·수출 균형성장이 대세다
입력 2010-10-26 17:51
주요 20개국(G20)은 지난주 경주회의에서 환율전쟁에 대한 수습책을 잠정적으로나마 합의했다. 이와 관련해 G20은 인위적인 환율 개입을 하지 않는다는 전제 위에서 ‘경상수지를 지속가능한 수준’으로 유지키로 했다. 이는 세계경제사에서 처음 시도하는 것으로 그 의미가 작지 않다.
개발연대 이래 수출주도형 경제구조를 유지해온 한국으로서도 새로운 변수가 아닐 수 없다. ‘경상수지의 지속가능한 수준’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은 확정되지 않았으나 그 수위 여하에 따라 각국은 수출증대를 통한 경상수지 흑자의 무한정 확대에 제동이 걸리게 됐기 때문이다.
경주회의에서는 경상수지 흑자 목표치로 대략 GDP 대비 4% 정도가 거론됐다. 한국은 지난해 5.1%나 됐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전망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향후 5년간 평균 2.0∼2.9%로 예상되나 G20 가운데서는 흑자국 중 상위권에 속한다.
따라서 GDP 대비 4%로 확정돼도 당장 우리 경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하지만 G20에서 무역불균형이 세계경제의 공멸로 이어질 것이라는 공감대가 마련된 이상 수출주도형 경제구조는 국제적으로 환영받기 어렵게 될 것이 자명하다.
세계 각국이 환율전쟁까지 마다하지 않으면서 중국의 위안화 절상을 요구한 것은 중국의 공세적인 수출, 그로 인한 무역불균형 확대에 대한 불만 때문이었다. 경상수지 흑자국들이 수출 확대보다 내수를 키워 수입을 늘려가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새로운 압박 틀에서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이제 한국도 수출주도형 경제구조에서 수출과 내수의 병행 성장구조로 바꿔가야 한다. 이는 작금의 세계경제질서에도 부합할 뿐 아니라 우리 경제의 균형성장 차원에서도 대단히 시급하다. ‘수출 위주 대기업과 내수 중심 중소기업’ 간의 이중구조는 우리 경제의 해묵은 문제점이 아니던가.
우리의 수출경쟁력을 사장시키자는 얘기가 아니다. 수출과 내수가 더불어 성장하면 흑자규모가 이전보다 커져도 GDP 대비 비율은 낮출 수 있다. 내수 확대에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