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주의 생명신학 어떻게 구현할까… “세상 바꿀수 있는 지혜는 성경에서 나온다”
입력 2010-10-26 21:22
사변화된 신학에 종말을 고하고 성경으로 돌아가서 교회, 사람, 문화의 변혁과 창조세계의 회복까지 추구하는 신학의 방법론과 실천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백석정신아카데미 개혁주의생명신학본부는 25일 서울 방배동 백석아트홀에서 신학자와 목회자 등 8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3차 개혁주의생명신학포럼을 갖고 하나님의 영광과 주권을 드러내고 삶의 모든 영역을 변화시키는 개혁주의생명신학운동을 적극 펼쳐나갈 것을 다짐했다.
개혁주의생명신학 주창자인 장종현(백석학원 설립자) 목사는 ‘성경이 답이다’라는 주제 강연에서 “신학은 학문이기에 앞서 복음이자 생명”이라며 “신학의 임무는 성경에 나타난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고 사람들을 가르치고 행동케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 목사는 성경이 모든 문제에 대해 해답을 제공하지는 않지만 구원에 대해 우리가 알아야 할 충분한 지식을 제공한다며 세상을 바꿀 힘과 지혜, 지식은 성경에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는 “따라서 신학이 실천의 자리인 교회를 떠나 학문의 상아탑에만 머물러 있어서는 결코 안 된다”며 “신학자의 지식만을 자랑하는 신학, 교회에는 아무런 유익이 없는 신학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장 목사는 “우리 안에 있는 비성경적 요소들을 청산하고 성령의 조명하심에 따라 신앙운동, 신학회복운동, 영적생명운동, 하나님나라운동, 기도운동, 성령운동, 나눔운동을 실천해나가자”고 했다.
김명혁 강변교회 원로목사는 ‘성경적 생명신학과 문화변혁’이라는 발제에서 이기주의와 개교회주의를 극복하고 신학이 문화변혁을 가능케 하는 구체적인 행동과 지침을 제시했다. 김 목사는 “한국교회는 균형 잡힌 강의와 주장, 기도와 설교, 준비와 훈련, 프로그램, 봉사와 구제도 필요하지만 영적 각성과 부흥이 준비된 하나님의 사람들에게 주어진다는 것을 먼저 깨달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성부 성자 성령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에 온전히 붙잡힘으로써 십자가에 나타난 주님의 생명을 몸에 지니고 살면서 그 생명을 세상에 나타낼 수 있는 생명의 사람들”이라고 했다. 따라서 하나님의 종들은 감정적 흥분이나 인위적 확신에 의해 조작될 수 있는 은사계발이나 다문화 다종교적 영성훈련에 의해 초래되는 인간정신 계발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며 성결과 겸손으로 하나님께 전적으로 매달리는 기도에 전념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또 “신학교는 이론신학에 편중된 교육과정을 지양하고 개교회 단위의 영적 각성 훈련을 시도하는 한편 목회자 또는 평신도를 위한 연합적, 영적 각성집회도 필요하다”고 했다.
정성구 칼빈대 석좌교수는 ‘개혁주의에 생명 불어넣기’라는 발제에서 아브라함 카이퍼를 중심으로 개혁주의생명신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안했다. 정 교수는 “카이퍼는 신학 이론에 머물지 않고 삶의 전 영역에서 하나님의 주권, 그리스도의 왕권을 세우기 위한 거룩한 투쟁을 했다”면서 “한국교회도 신학의 대중화를 선도하고 선교와 경건, 뜨거운 기도 운동을 적극 펼쳐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 “모든 신학자는 성령의 신학자가 돼야 하고 선교를 지향하지 않는 신학은 죽은 신학임을 명심해야 한다”며 “자기방어적이고 소심함에서 벗어나 하나님의 영광과 진리를 위한 투쟁의 최전방에 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하나님의 말씀과 성령이 세속화의 가치와 방법을 극복하고 영적 생명력을 회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상화 아세아연합신학대 교수는 성경을 기초로 한 복음으로 돌아가는 것은 세상을 등진 수도자처럼 사는 게 아니라 복음과 생명의 끈을 붙들고 삶의 현장에 생명을 불어넣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한 교수는 “신학자들이 먼저 하나님께로 돌아가서 참된 믿음을 세우는 신학, 교회를 위한 신학, 생명을 살리는 신학, 선교를 목적으로 하는 신학을 정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보수신학자들이 갖고 있는 딜레마는 신앙고백 차원의 신학을 하면서도 지성주의, 실증주의, 계몽주의를 뛰어넘는 학문적 사명도 감당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개혁주의생명신학은 비판과 건설적인 상호 의견 교류 등을 통해 이론적 사고의 기만성을 분별하고 경건한 지성운동을 일으켜야 한다”고 말했다.
홍인규 백석대 기독교전문대학원장은 “개혁주의생명주의가 갈 방향은 사도 바울처럼 하나님을 향한 삶, 그리스도를 닮고 그의 고난에 동참하는 삶, 성령의 열매를 맺게 하는 삶”이라며 “참된 영성은 거짓 자아를 포기하고 우리 인간이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그 자리로 정확하게 돌아가서 하나님의 사랑에 뿌리를 내리고 거기에 존재 근거를 두고 사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함태경 기자 zhuanji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