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그룹 비자금 파문] 우병우 대검기획관 간담회 “죽기살기로 수사… 워밍업 아니다”
입력 2010-10-25 22:02
우병우 대검 수사기획관은 25일 C&그룹에 대한 수사와 관련, “죽기 살기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사착수 후 5일 만에 처음으로 기자간담회를 갖고 던진 말이다. 대검 중앙수사부가 다른 대기업 수사를 앞두고 ‘몸풀기’ 차원에서 이번 수사를 하는 게 아니냐는 항간의 관측이 부담스럽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우 기획관은 “이게 몸풀기라면 다음에는 뭘 어떻게 해야 하느냐”며 ”이 사건에 중수 1·2과 수사진이 모두 투입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수부가 3∼4개 기업을 내사하고 있다는 보도와 관련,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른 수사를 할 여력이 없다는 의미로 비친다.
우 기획관은 C&그룹 수사착수 배경과 관련, “C&그룹이 1조7000억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된 기업들을 인수·운영하는 과정에서 불공정행위가 있었고, 이에 따라 정상화된 업체들이 다시 부실해지는 결과를 초래했다”며 “그 중에 주요 업체들이 상장폐지되는 상황이 발생해 금융권에 1조원 이상의 부실을 초래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6월부터 진행된 상장폐지 업체 수사의 일환”이라며 구여권을 겨냥한 수사라는 일각의 의혹을 일축했다.
그는 임병석 회장을 신속히 체포한 이유에 대해 “그동안 상장폐지 업체 수사는 사장이 도주하고 나면 결국 체포하러 다니느라 진전될 수 없었다”며 C&그룹도 초기에 오너 한 명이라도 신병을 확보하려는 차원에서 체포했고, 이는 수사의 시작이라고 보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 기획관은 정·관계 로비의혹 수사와 관련해선 “로비 의혹을 목표로 해서 수사의 초점을 맞추지는 않겠다”면서도 “수사과정에서 (로비의혹이) 확인되면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 인수부터 경영, 부실화 과정 전반을 모두 다 들여다보고, 이 과정에 관여한 사람에게 이상한 부분이 있으면 체크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정현 기자 k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