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경주회의 전날 밤 무슨 일이… 靑 비서관-재정부 과장 ‘술자리 다툼’
입력 2010-10-26 00:13
포항 출신 청와대 비서관과 기획재정부 과장이 술자리에서 언쟁을 벌이다 폭행 논란까지 벌어졌다.
청와대 진영곤 고용복지수석, 정상혁 보건복지비서관, 재정부 김동연 예산실장, 최상대 복지예산과장 등 청와대와 재정부 소속 고위관료 8명은 지난 21일 서초동 한 고깃집에서 저녁을 먹었다. 김 실장은 귀가하고 다른 사람들은 2차로 서울 반포동 한 카페에서 술을 마셨다. 내년 예산 작성 작업을 마무리한 다음 가진 회식자리였다.
1차 식사비용 80만원은 진 수석이 청와대 업무추진비로 계산했고, 2차비용 62만원은 재정부가 냈다. 이날은 경주에서 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가 열리기 하루 전이었다.
정 비서관과 최 과장은 술이 오른 상태에서 장애인 복지 예산 문제로 말다툼을 벌였고, 정 비서관은 포항 후배이자 대학 후배인 최 과장의 어깨를 몇 차례 쳤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최 과장의 안경이 바닥에 떨어졌고, 술잔도 깨졌다는 게 청와대와 재정부의 설명이다. 진 수석 등은 두 사람의 다툼으로 분위기가 어색해지자 서둘러 술자리를 끝냈다.
하지만 일부 언론이 ‘술자리에서 폭행이 있었다’고 보도하면서 파장이 커졌다. 정 비서관은 25일 “말다툼은 있었지만 폭행은 없었다”고 밝혔고, 재정부 역시 “폭행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사건을 조사한 청와대 관계자는 “술자리에서 벌어진 우발적인 해프닝이었고, 두 사람 모두 서로 사과했다”고 설명했다. 다른 청와대 관계자도 “폭행 사실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가 추가 조치를 염두에 두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정 비서관과 최 과장은 모두 포항 영일 출신이지만, 21일 식사자리에서 처음 서로의 고향을 알았다는 게 청와대와 재정부 설명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두 사람 모두 이른바 ‘영포 라인’과는 관계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여권의 한 관계자는 “대통령은 G20 회의 때문에 밤잠이 안 온다는데 고위 관료들은 술판이나 벌이고 있느냐”고 지적했다.
김수현 기자 siemp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