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위안화 절상폭 5% 미만서 조정될 것”
입력 2010-10-26 00:17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 간 격론이 벌어졌던 경주 힐튼호텔의 분위기에 따라 각국 기자의 취재본부인 미디어센터도 숨가쁘게 움직였다. 개막 직전까지만 해도 환율 합의에 비관적 전망을 내놓던 각국 기자들도 최종 합의문을 보고 한국의 중재 역할에 후한 점수를 주기도 했다. 그러나 중국 위안화의 절상 폭을 묻는 질문에는 5% 미만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압도적이었다.
본보가 지난 22~23일 경주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 참석한 외신기자들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0%가 내년까지 위안화 절상 폭이 5% 미만에 그칠 것으로 응답했다.
중국 신화통신의 한 기자는 개막을 앞두고 미국이 경상수지 목표제를 제안한 것을 두고 “미국이 어떤 제안을 해오느냐는 중요치 않다”며 “위안화 절상문제는 미국 측에서 어떠한 정책 및 태도 변화를 보이느냐에 달렸다”고 말하기도 했다.
중국과 함께 신흥국 진영의 대표주자인 브라질에서 온 기자도 “환율 문제의 근본 원인은 중국이 아니라 미국에 있다”며 “양적 완화로 달러가치 절하가 계속 진행된 것”이라고 했다. 이 두 국가의 취재진은 폐막시점까지 비관적인 전망을 유지했다.
외신기자들의 분위기가 반전된 시점은 23일 오전부터였다. 캐나다 등 외신기자들이 환율 관련 합의안 도출에 긍정적인 신호가 감지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캐나다 기자는 “힐튼호텔에서 들리는 얘기로는 다소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이후 회의 종료와 함께 최종 공동선언문이 미디어센터에 도착하자 기자들은 결과를 본국에 타진한 후 삼삼오오 모여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독일 공영 ARD 라디오 취재기자는 “한국이 적절하고 주도면밀한 접근법을 발휘했다”며 “다만 금융위기 이후 (G20) 공조 필요성이 이전처럼 강하게 와 닿지 않는 것도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한 기자도 “합의는 도출했지만 구속력 있는 결정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며 “한국이 원했던 결과이지만 미국이나 중국이 전략적 선택을 바꾸도록 설득할 만한 영향력이 적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러시아 국영일간지 로시스카야 가제타 취재기자도 “선진국과 개도국 간 쟁점이 너무 복잡하게 얽혀 있어 한국의 역할이 쉽지 않다. 이렇게 작은 단계를 차곡차곡 밟아 가면 큰 목표를 성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정동권 김아진 기자 danch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