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판매업 종사자 사라진다… 9월달 520여만명 5년째 최저치

입력 2010-10-25 21:35


서울 용산동에서 미용실을 하는 김모(34·여)씨는 최근 가게 문을 닫았다. 6개월 전 부푼 꿈을 안고 시작한 일이었다. 같은 건물 2층에 있는 PC방도 1년째 휴업상태다. 김씨는 25일 “경기가 풀려 소비가 늘었다는 얘기를 뉴스를 통해 들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며 “손으로 벌어먹는 사람들은 여전히 힘들다”고 했다.

올해 들어 취업자가 9개월째 증가하면서 고용시장에도 훈풍이 불고 있지만 김씨 같은 서비스·판매업 종사자는 갈수록 줄고 있다. 전문가들은 경기가 좋아지면서 백화점 등 대형 쇼핑몰 중심의 소비는 살아나기 시작했지만 아직 서비스 분야까지 회복세가 닿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서비스·판매 종사자 수는 527만1000명으로 2005년 이후 매월 최저치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최근엔 감소 폭마저 커지고 있는 추세다. 서비스·판매업 종사자 수는 올 1월과 2월 각각 전년 동월 대비 0.8%, 0.9% 감소하다 지난달 3.3%까지 줄었다.

손민중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서비스·판매업 부진에 대해 “경기가 회복되면서 백화점이나 대형 쇼핑몰 중심으로 소비가 증가해 상대적으로 도·소매업이 위축됐고,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한 주택 임대업의 부진도 원인으로 볼 수 있다”며 “서비스·판매업 부진은 향후 글로벌 경기회복세를 둔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서비스·판매 종사자 수가 감소한 데는 음식점, 도·소매업, 서비스업 등의 자영업자(개인사업자)가 몰락한 것도 큰 영향을 미쳤다. 자영업자 수는 2005년 617만2000명에서 4년 만인 지난해 571만1000명으로 46만1000명 줄었다. 지난달 자영업자 수는 560만5000명으로 지난해보다 10만6000명이나 줄었다. 2006년 이후로는 전년 동기 대비 늘어난 적이 단 한 차례도 없을 정도로 자영업자 감소는 대세로 굳어지고 있다. 자영업자 수의 감소는 서민경제가 활력을 잃고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자영업자 감소가 소득 상위계층과 하위계층 간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윤기 대신경제연구소 경제조사실장은 “자영업자 비중이 여전히 줄어들고 있다는 것은 경기회복세가 밑에까지 전파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