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그룹 비자금 파문] “내가 모신 분은 당시 원외인사 영향력 행사할 상황 아니었다”

입력 2010-10-25 18:18

C&그룹의 정·관계 로비 역할을 담당했을 것으로 의심받고 있는 구여권 중진의원 보좌관 출신 김모씨는 25일 “정치권 경력과 임병석 C&그룹 회장의 고교 동창이라는 점 때문에 로비 창구로 묘사된다는 게 억울하다”며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김씨는 본보와의 전화통화에서 “2005년 2월 (C&그룹 계열사인) C&우방에 입사해 다음해 3월 퇴직할 때까지 호남지사장(이사급)으로 민간 건설 영업일을 했다”며 “아파트 시행업자를 만나고 땅을 보러 다니긴 했어도, 정계는 물론 관청 사람들을 만날 일은 없었다”고 말했다. 또 “임 회장 밑에서 스태프를 해본 적이 없고, 그런 위치에 있지 않았다”고도 했다.

그는 당시 구여권 유력 의원의 추천으로 입사했다는 의혹도 사실 무근이라고 강조했다. 김씨는 “(내가 보좌했던 의원이) 구여권 유력인사라고는 하지만 역시 17대 총선에서 낙선한 원외 인사였고, 몸담았던 당도 당시 여당이던 열린우리당이 아니었다”며 “그분은 임 회장과 일면식도 없으며 야인으로 정·관계에 영향력을 행사할 만한 상황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고교 동문 몇 명이 (C&그룹에) 먼저 들어가 있었고, 17대 총선에서 낙선한 뒤 생계가 막막해 직접 찾아가 취업을 부탁했으나 임 회장은 오히려 정치권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부담스러워했다”고 회고했다.

김씨는 “퇴사 당시 사내 세력 관계 때문에 쫓겨나다시피 나왔다”면서 “이후 임 회장과 교류가 일절 없었다”고 전했다. C&그룹 문제가 불거진 이유에 대해 그는 “(임 회장의) M&A 방식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