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선언 약발 받았나… 아시아 통화 일제히 강세
입력 2010-10-25 21:53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글로벌 환율전쟁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면서 원·달러 환율을 포함한 아시아 통화가 강세로 방향을 잡은 모양새다. 코스피지수 등 아시아 주요국의 주가도 상승세를 보였다.
25일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지난 주말보다 6.70원 내린 1116.30원에 마감했다. 이날 환율 하락은 22∼23일 경주에서 열린 주요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서 환율전쟁에 대한 우려가 해소된 데 따른 것이다.
시장 결정적인 환율제도 도입에 합의함에 따라 각국의 외환시장 개입이 어려워지면서 아시아 통화는 강세를 지속하고 미 달러화는 약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도 환율 하락에 힘을 실어줬다. 유로화도 1.40달러대로 가치가 급등했고 엔화가치도 달러당 80엔대로 상승했다. 중국의 위안화는 올해 연말까지 달러당 6.5∼6.6위안으로 절상될 것으로 중국사회과학원이 전망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다음 달 3일 시중의 달러화 유통량을 늘리는 2차 양적완화 조치에 착수할 것을 시사해 달러화 약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크레디트스위스 일본 지사의 후가야 고지 수석 통화전략가는 “(G20 회의에서) 미국은 달러 약세를 저지하겠다는 어떤 확실한 약속도 하지 않았다”며 “달러가 장기간 이어져 온 약세에서 빠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원화 강세 기대로 외국인 매수세가 강해지며 증시도 달아올랐다.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8.40포인트(0.97%) 오른 1915.71에 장을 마쳐 연고점을 또다시 경신했다. G20 경주회의에서 환율 갈등이 완화되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됐다는 분석이다. 이날 지수는 2007년 12월 24일 1919.47 이후 2년10개월 만에 최고치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5000여억원을 순매수, 기관·개인투자자의 ‘팔자’세에도 불구하고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동양종금증권 이재만 연구원은 “각국이 경쟁적인 통화 절하를 자제키로 하면서 달러 약세와 신흥통화 강세가 연출될 가능성이 커졌다”며 “원화 강세(환율 하락) 기대로 외국인 자금이 국내 증시로 몰렸다”고 말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