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서비스 플랫폼으로 해외 진출”
입력 2010-10-25 21:31
SK텔레콤이 해외시장 진출 재도전에 나섰다. 과거 쓴맛을 본 이동통신사업이 아닌 ‘서비스 플랫폼’이란 새로운 성장 동력을 통해서다. 서비스 플랫폼은 애플 아이튠스나 구글 맵스처럼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다양한 서비스와 콘텐츠를 소비자(단말기)에게 전달하는 그릇을 뜻한다.
정만원 SK텔레콤 사장은 25일 서울대 SK텔레콤 연구동 내 상생혁신센터 개소식과 함께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서비스 플랫폼 육성에 3년간 1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며 미국, 중국, 동남아 시장으로도 진출하겠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2006년 미국에 이통사 ‘힐리오’를 세우고 중국에선 2위 이통사 차이나유니콤에 지분 투자를 했으나 모두 여의치 않아 사업을 접었다. 이통사업 직접 진출에 한계를 느끼고 글로벌 서비스 플랫폼을 통한 진출로 방향을 튼 것이다.
정 사장은 “서비스 플랫폼이 성공하려면 개방을 통해 관련 시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며 T맵(내비게이션 서비스), T스토어(애플리케이션 장터), 문자메시지 등 경쟁력 있는 서비스의 기반기술(API)을 공개하기로 했다. 연내 ‘통합 API센터’를 개설해 SK텔레콤의 모든 플랫폼을 외부 개발자들에게 개방할 예정이다.
API가 공개되면 해당 서비스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개발이 가능해진다. 일례로 문자메시지 API를 개방할 경우, 통신기기가 아닌 PMP나 가전제품에서도 문자메시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해외시장 진출은 현지 주요 업체와의 제휴를 통한 방식을 지향한다. 우선 연내에 미국과 아시아 지역 통신사 2곳과 T맵 서비스 사업을 공동 추진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계획이다. 또 다음 달엔 인도네시아에서 현지 최대 통신사 텔콤을 통해 온라인 음악콘텐츠 장터 ‘멜론’을 공식 론칭한다. 텔콤은 SK텔레콤의 오픈마켓 ‘11번가’와 온라인 교육서비스도 연내 론칭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중장기적으로 모바일 운영체제(OS)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독자 개발보다는 해외 주요 이통사들과의 협업을 통해서다. 모바일 OS 시장을 장악한 애플(iOS)과 구글(안드로이드)로부터 OS 주도권을 되찾아오기 위해 글로벌 통신업계와 공동 전선을 구축하겠다는 뜻이다. 정 사장은 “이통사들이 OS를 만들어야 설 땅이 있다”면서 “글로벌 이통사들 사이에선 OS 개발을 논의하는 그룹이 여럿 있는데 어떤 모임이든 적극 참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 Key Word 서비스 플랫폼
‘iOS’ ‘안드로이드’와 같은 모바일 기기 운영체제(OS), ‘플래시’와 같은 미들웨어, ‘유튜브’ ‘T맵’과 같은 애플리케이션을 통칭하는 개념.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