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컨버전스 마케팅’ 뜬다
입력 2010-10-25 18:26
된장이 영화와 만나고, 커피와 자동차가 결합한다. 전혀 상관없는 분야끼리 융합해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하는 ‘컨버전스(convergence) 마케팅’이 뜨고 있다. 특히 식품업계에서 IT나 영화, 자동차 산업 등과 공생하면서 소비자층을 넓히려는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다.
25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영화 제작지원, 제품 포장지에 모바일 바코드(QR) 도입, 자동차 이름을 딴 커피 판매 등 컨버전스 마케팅이 업계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최근 개봉한 우리나라 영화 ‘된장’ 제작을 지원하면서 시사회에 주부 블로거들을 초청해 된장으로 만든 음식을 나누는 행사를 가졌다. 또 CJ제일제당 인터넷 사이트인 CJ온마트에서 된장과 관련한 퀴즈를 맞히면 정답자에게 영화표를 주는 이벤트도 계획하고 있다. 제작을 지원한 영화와 자사 제품을 함께 알리면서 홍보 효과를 높이려는 것이다.
CJ제일제당 해찬들 마케팅팀 김국화 과장은 “영화에서 된장의 재료, 제조과정, 숙성방법에 대한 묘사가 자세히 다뤄지고 된장 맛이 영화 전개에 중요한 포인트가 된다”며 “영화를 본 소비자들이 된장에 대해 더 진지하고 깊은 관심을 가질 수 있어 평범한 홍보활동보다 효과적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커피전문점 카페베네는 기아자동차와 함께 컨버전스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카페베네 갤러리아점 등 지점 3곳의 매장 외부를 자동차 이미지로 꾸미고 커피 메뉴 이름도 ‘포르테 아메리카노’ ‘쿱 블루베리라떼’ 등 자동차 이름과 연계한 것으로 바꿨다. 기아차가 포르테GDI 3종을 출시하면서 감성을 중시하는 20∼30대 여성층을 공략하기 위해 자동차 성능에 대해 복잡하게 설명하는 대신 카페베네와 공동 마케팅을 벌인 것이다.
스마트폰으로 해당 제품의 정보를 얻을 수 있는 QR코드 도입은 식품업계에서 대세가 됐다. 크라운해태제과는 과자 포장지에 QR코드를 도입해 올해 말까지 32개 브랜드 79개 제품 포장지 겉면에 QR코드를 인쇄하기로 했다. 오리온 마켓오, 웅진식품 등도 제품 포장이나 제품 광고표지에 QR코드를 도입해 스마트폰으로 각종 정보와 광고를 볼 수 있도록 했다.
외식업체에서도 컨버전스 마케팅이 인기다. 비빔밥 전문점인 CJ푸드빌의 ‘비비고’는 비빔밥을 커피처럼 간편하게 포장해갈 수 있는 형태로 만든 카페형 매장으로 탈바꿈해 눈길을 끌고 있다. 카페의 분위기를 풍기는 카페형 편의점, 브런치를 판매하면서 카페형 매장으로 변신하고 있는 베이커리 전문점 등도 늘고 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