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승부리는 소말리아 해적 근절 근본 대책은… “아프리카 해양개발 통해 일자리 늘려야”
입력 2010-10-25 21:42
소말리아 해적이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한국의 삼호드림호와 금미 305호를 억류하고 있는 소말리아 해적들은 24일(현지시간)에도 케냐 해역에서 독일 화물선과 싱가포르 액화천연가스 운반선을 납치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국제해사국은 “이 지역의 해적 활동에 장애가 된 몬순 계절풍 기간이 지난달로 끝났다”며 “이달부터 연말까지 해적 행위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경고했다. 해적 행위 이면에는 빈곤 문제와 관리 부실 등이 얽혀 있어 국제사회의 근본적인 처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해적, 왜 끊이지 않나=유럽연합(EU) 함대 사령부는 소말리아 해적이 이날까지 모두 19척의 선박과 428명의 선원을 억류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한국 등이 이 해역에 전함을 파견, CTF-150이라는 작전명으로 합동 단속 작전을 벌이고 있지만 해적 행위는 근절되지 않고 있다.
포린어페어스 최신호는 아프리카 바다에서 해적 행위가 끊이지 않는 이유를 3가지로 분석했다.
첫째는 빈곤이다. 해적이 처음 등장한 것은 1990년대 후반이었다. 그전까지 일본 러시아 영국 등은 소말리아에서 잡힌 생선을 일정한 가격에 사들이면서 어민들의 소득을 보장했다. 하지만 96년 소말리아에서 내전이 불거지면서 지원은 중단됐다. 순식간에 빈곤층으로 떨어진 어민들은 생계를 위해 해적 행위에 뛰어들었다.
두 번째는 열악한 항만관리다. 소말리아의 항구에서 바다로 나가는 선박을 제대로 단속하기만 해도 해적을 상당부분 막을 수 있다. 대형 선박이 오갈 수 있는 인프라도 부족하다. 소규모 화물선과 어선은 해적의 손쉬운 먹잇감이 되고 있다. 대부분의 아프리카 국가들이 비슷한 상황이다. 아프리카는 대서양과 인도양, 아라비아만이 만나는 해양 교통의 요충지이지만 세계 70대 항구 도시 중 아프리카의 항구는 한 곳도 없다.
세 번째는 폭력의 악순환이다. 애초 소말리아 해적은 총기도 없는 단순한 해상 강도에 불과했다. 하지만 군함들이 대응에 나서면서 해상 강도는 무기 밀매상으로부터 무기를 사들였다. 이제는 러시아제 소총과 미사일 격발기까지 갖춘 해적이 등장하고 있다.
◇근본 해결책 필요=포린어페어스는 해적 행위를 근본적으로 근절하기 위해선 아프리카의 해양 개발을 지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포린어페어스는 “아프리카에 대한 지원이 농업 분야에 집중되면서 해양 개발에 소홀한 것이 해적 출몰의 원인이 됐다”며 “이 지역의 항만을 재개발하고 해사 행정을 정비하면서 일자리를 늘리면 해적 행위도 자연스럽게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유엔이 추진하는 빈곤 퇴치 프로젝트 ‘새천년 개발계획(NMD)’을 해적 퇴치 사업과 연결해야 한다고 이 잡지는 주장했다.
포린어페어스는 “이대로 해적을 방치하면 이들이 미국과 유럽으로 대량살상무기를 나를 위험성도 있다”며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밝힌 아프리카 지원 계획이 해양 개발과 연결된다면 해적 행위를 근본적으로 근절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