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안중근 의사 처형 후 기생 불러 축하파티
입력 2010-10-25 18:40
일본 관리들이 안중근 의사의 사형을 집행한 후 뤼순(旅順)고등법원장 관사에 기생을 불러 축하 파티를 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일본 정부는 재판 관계자들에게 보상금도 지급했다.
국가보훈처는 25일 안 의사의 하얼빈 의거 101주년을 맞아 안 의사 재판 및 사형집행 후 일본 관리들의 만행이 기록된 사료를 공개했다. 보훈처가 새롭게 발굴한 사료는 안 의사 순국 사흘 뒤 발행된 1910년 3월 29일자 만주일일신문과 만주신보 등이다.
두 신문은 기사에서 “3월 26일 안중근의 매장이 끝났다는 보고가 있은 지 얼마 후 5시에 안중근 재판의 최고책임자인 뤼순고등법원장 히라이시 요시토 관사에서 안중근 사건 관계자 위로 만찬회가 개최됐다”고 밝혔다. 만찬회에 참석한 인사는 관동도독부의 사토 경시총장, 뤼순감옥의 구리하라 전옥(형무소장급 직위) 등이며, 주최 측에서는 히라이시 고등법원장, 미조부치 검찰관 등이 참석했다. 신문은 “참석자들이 고급 요정에서 불려온 홍군(紅裙·기생)들과 술잔치를 벌였고, 10시가 넘어 산회했다”고 기록했다.
일본 정부가 당시 재판 담당자 및 감옥 관리 등 25명에게 10엔에서 250엔까지 보상금을 준 사실도 드러났다. 안 의사를 신문했던 미조부치 검찰관은 250엔을 받았고, 마나베 재판장은 150엔을 받았다.
보훈처는 “사형을 집행한 뒤 재판관과 검찰관이 보상금을 받고 축하연까지 한 것은 천하의 웃음거리”라며 “일제가 재판을 의도한 대로 조작 진행하기 위해 얼마나 긴장했는지를 암시한다”고 설명했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