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봉사, “교세확장 방편이면 효과 적어”

입력 2010-10-25 19:51


“사회복지를 교세 확장의 방편으로 여기고 있지 않나 돌아봅시다. 이웃을 위해 일하는 것은 교회의 본질적인 사명이 아닙니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선교훈련원과 교회와사회복지연구소(이하 연구소)가 공동으로 25일 오후 서울 연지동 기독교회관에서 주최한 ‘1회 교회와 사회복지 심포지엄’에서는 한국교회가 사회 복지를 바라보는 관점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연구소 공동대표이자 서울 가양5종합사회복지관장 임성규 목사는 한국교회가 타 종교에 비해 사회복지에 기여하는 바가 큼에도 신뢰도 면에서 낮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조사 결과를 제시한 뒤 “한국교회가 사회복지에 있어서 도움 받는 대상을 전도의 대상으로만 여길 뿐 인격적 관계에 무관심하며 사회봉사를 교세 확장을 위한 방편, 정체된 교회의 성장의 대안 정도로 여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보와 전문성, 연구·개발 없이 사회복지를 진행해 오다 보니 인사권 전횡, 국고보조금 전용, 인권 경시, 시설 세습 등 문제가 불거지는 시설들도 있다고 꼬집었다.

서울 응암동 성암교회 조주희 목사 역시 “한국교회 공신력이 약화되고 있는 요인 중 하나는 사회봉사가 교회의 중심 사명이 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기독교 사회복지가 오랜 역사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일반 복지에 비해 전문성, 책임성, 규모, 자원 개발, 시스템 운용 등 여러 측면에서 미숙하다며 “교회가 ‘수급자 중심 서비스’ 정신없이 전도의 수단으로만 복지를 이해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조 목사는 성암교회가 연구소의 컨설팅 하에 어르신 안부 사역, 도서관, 카페 운영 등을 해 온 과정을 설명했다. 이를 바탕으로 교회들에 사회복지 사업 착수에 앞서 ‘성서적 관점의 목적’ ‘지역에 꼭 필요한 복지 프로그램’ ‘수혜자에 대한 관점’ ‘예산·조직·전문가·자원봉사 활용 체계’ ‘교회 내 이용 가능한 시설과 인력’ ‘적절성과 타당성에 대한 객관적 검증 여부’ 등을 점검하라는 조언도 전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김정서 총회장은 개회예배 설교에서 “예수님이 제자들의 발을 씻겨 주시며 ‘이와 같이 너희들도 서로 씻겨 주어 세상에 본이 되라’(요 13:14)고 한 말씀을 기억하는 복지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월드비전 박종삼 회장은 “교회에게 사회복지란 하나님의 생명을 키우는 거룩한 사명”이라면서 “지금이라도 교회들은 ‘누가 우리 이웃인가’를 질문하기 전에 ‘우리가 가난한 이웃을 위해 어떤 이웃이 돼야 하는가’를 고민하자”며 격려사를 전했다.

황세원 기자 hws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