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배우는…’ 출간한 한기채 중앙성결교회 목사, “자녀통해 얻은 지혜 감사”
입력 2010-10-25 20:51
“사과 씨에 사과나무가 들어 있지 않지만 그것을 심고 가꾸면 사과나무가 되듯 모든 아이는 잠재력을 갖고 태어납니다. 이 잠재력이 현실 속에서 잘 실현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진정한 자녀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에게 배우는 인생의 지혜’(토기장이)를 최근 출간한 한기채(57) 중앙성결교회 목사는 “씨앗은 놀라운 생명력을 품고 있어서 적절한 환경만 주어지면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듯이 아이들도 자기 안에 놀라운 생명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한 목사는 슬하에 남매를 두고 있다. 아들 보형(26)씨는 미국 코넬대학을 졸업한 후 현재 뉴욕 맨해튼에 있는 마이크로소프트사에 다니고 있다. 딸 신형(24)씨는 뉴욕 파슨스대학 대학원에서 ‘디자인과 기술’을 전공하고 있다. 장동숙(57) 사모는 번역가로 이름이 잘 알려져 있다.
한 목사는 부모에게 아이들의 말을 경청해주고 자녀들과 대화를 많이 나누라고 말해주고 싶어서 책을 출간했다고 밝혔다. “이 땅에 사는 모든 아이들은 특별합니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느끼는 것은 ‘이 아이가 내 아이가 아니다’란 사실입니다. 우리 부부를 닮지도 않았고, 남매끼리도 다릅니다. 저는 아이들이 부모를 닮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가 아이들을 닮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책은 치열한 삶의 현장에서 자녀를 키우는 중에 터득한 지혜를 담았다. 아이들과 나눴던 대화와 가슴 뭉클한 에피소드를 만날 수 있다. 한 목사는 자녀들을 통해 ‘사람의 말은 귀를 통해서가 아니라 가슴으로 들을 때 마음을 움직인다’는 것을 배웠다고 전한다.
아이들이 초등학교 시절이었다. 아빠가 야단칠 때 언성을 높이곤 하는 것을 묵묵히 듣고 있던 딸이 “아빠, 야단치실 때 조용히 말씀하셔야 저희가 더 잘 들을 수 있어요”라고 말했다. 그리고 “아빠, 사모아 섬에 사는 사람들은 고함을 지르면 영혼이 죽는다고 믿었대요. 그래서 목수들은 한 달 동안 나무를 향해 고함을 지른 후 나무를 잘랐대요. 그래야 큰 나무를 단번에 자를 수 있다고 해요.” 라고 말했다.
그는 아이들에게 소리를 지르는 것이 잔인한 일이란 것을 깨달았다.
“세상의 모든 아이들은 특별하고 선지자와 같아요. 아이들을 통해 하나님이 주시는 지혜가 놀랍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에게 배우기 위해서는 그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많이 갖고 그들의 말과 행동에 깊은 관심을 두어야 합니다.”
한 목사는 자녀들과 서로 다른 시간대에 살고 있어 자녀들이 있는 곳의 시간을 알려주는 시계를 하나 더 갖고 다닌다. 또 가족의 관계 결속을 위해 휴가 땐 가족여행을 간다. 그동안 국내 문화유적 답사는 물론 미국대륙 횡단, 유럽수도원 기행, 종교개혁 유적지 답사 등을 했다. 최근엔 페이스북, 트위터를 통해 자녀들을 만나고 있다.
이지현 기자 jeeh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