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경영] 21세기 산업혁명 기업 지도 바꾼다
입력 2010-10-25 21:29
“녹색성장과 금융은 아무런 관계가 없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녹색기술 개발 및 산업 육성을 위해 엄청난 자금이 필요한데, 이를 금융회사가 지원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또 자체적인 녹색경영도 반드시 필요하고요.”
녹색경영을 선도적으로 실천하고 있는 국민은행 관계자는 금융회사의 녹색경영 중요성을 이렇게 말했다. 그는 “국내 금융회사들은 아직 녹색기술 및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 않은 편이지만 선진국에서는 태양광이나 풍력발전 등 새로운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대한 금융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며 “국내 금융권에도 녹색바람이 불어 닥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13일 열린 제9차 녹색성장위원회 보고대회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태양광, 풍력발전 산업 등을 제2의 반도체, 제2의 조선업으로 육성해 미래 국가산업의 중추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한 점도 이 같은 전망을 뒷받침 하고 있다.
녹색성장 바람이 새로운 경제발전의 비전으로 떠오르면서 제조업 등에서 금융권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2월 국내 금융기관 중 최초로 은행장을 단장으로 한 녹색금융·경영추진단을 발족하는 등 녹색경영에 앞장서고 있는 국민은행은 일찌감치 친환경 대표은행으로서의 기업이미지를 구축해 가고 있다. 여기에 다른 은행들도 가세하고 있다.
한국금융연구원 구정한 연구위원은 “정부 정책에 힘입어 녹색산업에 대한 자금 지원이 활성화되면 녹색산업의 육성과 경제 성장이 빨라지는 것은 물론 금융회사도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녹색경영이 금융회사로 확산될 가능성이 많다는 얘기다.
굴뚝산업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굴뚝산업은 에너지와 자원을 절약하고 효율적으로 사용해 기후 변화와 환경훼손을 줄여야 하는 녹색산업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지난 4월 충남 당진에 일관제철소를 준공한 현대제철의 녹색경영이 눈길을 끈다. 현대제철은 최신 환경설비 도입과 에너지 재활용으로 녹색경영을 이끌어가고 있다. 현대제철은 일관제철소에 세계 최초로 밀폐형 원료처리시설을 설치하고 웬만한 에너지와 부산물을 거의 모두 재활용하고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일관제철소가 일반적으로 에너지 소비량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어느 공장보다 에너지 재활용률이 높다”며 “주요 생산 공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가스와 열기를 최대한 수집해 자체 발전소를 가동하는 동력으로 활용하거나 기체를 데우는 데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대표적 에너지기업으로 꼽히고 있는 GS칼텍스 역시 녹색경영에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GS칼텍스는 에너지 효율화 및 온실가스 배출 저감 노력은 물론 고유황 제품을 저유황 친환경제품으로 전환하기 위한 고도화시설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GS칼텍스는 단일투자 규모로는 국내 석유화학업계 사상 최대규모인 2조6000억원을 2008년부터 제3중질유분해시설에 투자하고 있다. 또 조선 기계부문을 중심으로 꾸준히 친환경 분야에 투자하고 있는 STX는 상당한 수준의 친환경기술과 유해물질 저감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93년 환경에 대한 무한책임주의를 선언한 아모레퍼시픽은 친환경 제품개발 뿐 아니라 고객들이 친환경 사업에 동참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용웅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