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경주회의 환율 타협] 美·中 “중대한 진전 이뤄” 만족감
입력 2010-10-24 22:11
미국과 중국은 경주 선언에 대체로 만족스럽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해석은 달랐다. 일본과 유럽은 불만이었다.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국제통화기금(IMF) 개혁과 무역 불균형 해소라는 두 가지 가장 첨예한 이슈에 중대한 진전을 봤다”며 특히 “중국 터키 브라질 등 신흥국이 차지하는 중요성을 인정받았다”고 치켜세웠다. 미국이 역할이 커진 이들 신흥국에 막대한 무역흑자로 ‘글로벌 불균형’을 불러온 책임도 물어야 한다고 WSJ는 주장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G20이 가이트너 플랜에 합의했다”며 미국이 논의를 주도했다고 못 박았다. WP는 “이번 합의가 글로벌 무역 불균형 해소의 잠재적인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주 선언을 장차 환율과 무역에서 신흥국의 책임을 요구하는 근거로 활용하겠다는 분위기다.
뉴욕타임스(NYT)는 “경주 선언은 G20에서 나온 가장 강력한 수준의 합의문”이라며 “예상보다 큰 합의를 이뤘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다만 무역 수지 불균형(흑자·적자)을 2015년까지 국내총생산(GDP)의 4% 이내로 제한하자는 미국의 제안은 채택되지 않았다”고 아쉬움을 표시했다.
중국은 IMF 지분을 늘린 것에 크게 만족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중국의 IMF 지분율이 6위에서 3위로 상승했다”며 “중대한 진전”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언론들은 중국과 함께 브릭스(BRICs)국가로 꼽히는 인도 브라질 러시아의 IMF 지분율이 모두 10위 안에 들었다는 점도 부각했다. 24명의 IMF 이사진 중 신흥 경제국의 자리가 2석 더 늘어나 선진국에 대항하는 목소리가 더 커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환율과 관련된 합의는 구체적으로 다루지 않았다.
일본은 울상이다. 아사히신문은 “발등에 떨어진 불인 통화 안정 문제에 구체적인 진전이 없었다”며 “엔고가 이른 시일 안에 진정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산케이신문은 “일본 혼자 손해를 봤다”며 “일본의 외환시장 개입이 어려워지고, 경상수지 흑자를 줄여야 하는 부담도 커졌다”고 우려했다. 환율 절하 자제와 무역수지 균형이라는 경주 선언의 내용은 중국과 여타 신흥국을 겨냥한 것이기는 하지만, 엔고와 무역흑자를 안고 있는 일본도 타깃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영국 BBC방송은 “구체적인 조치를 마련하지 못해 실질적인 효과는 의심된다”며 미흡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IMF개혁 방안에도 불만이었다. 독일 도이치벨르 방송은 “중국의 지분이 유럽 국가들보다 늘어나면서 신흥국에 대한 유럽의 영향력이 위축됐다”고 평가했다. 영국 로이터통신도 “미국은 IMF 내 거부권을 유지했다”고 지적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