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스터高에 우수학생 몰린다… 정부 파격지원·취업난 여파

입력 2010-10-25 00:38


대학 졸업자들의 극심한 취업난을 반영하듯 자신의 소질과 적성에 맞춰 마이스터 고등학교에 진학하려는 우수한 성적의 중학생들이 늘고 있다.

일부 마이스터고는 입학 경쟁률이 5대 1을 넘기는가 하면 지원자들의 내신 성적 평균도 크게 올랐다.

24일 전국 각 마이스터고에 따르면 부산 장림동 부산자동차고는 지난 22일 2011학년도 원서접수를 마감한 결과 120명 모집에 646명이 지원해 5.3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해의 4.86대 1보다 0.52포인트 높아졌다. 구미전자공고는 280명 모집에 645명이 몰려, 경쟁률이 2.3대 1로 지난해보다 0.3포인트 올랐다. 전북기계공고도 300명 모집에 676명이 응시, 지난해보다 높은 2.2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상업고등학교 등 전문계 고교 경쟁률이 일부 인기 학과를 제외하면 대부분 정원을 채우기 버거운 현실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결과다. 지난해 마이스터고로 전환하기 전에는 지원자가 적어 해마다 미달사태를 빚었던 한국항만물류고는 올해 245명이 지원, 2.45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지원자들의 학업 성취도 수준도 지난해보다 크게 상승했다.

광주교육청 최범태 장학사는 “광주자동화설비공고 지원자의 평균 내신 성적이 지난해에는 상위 35% 수준이었으나 올해는 25%로 상승했다”고 말했다. 전북 기계공고 이영민 교무부장은 “우수한 실력의 학생이 몰려 90점 만점인 선발고사의 평균 성적이 지난해보다 5점 정도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마이스터고의 인기몰이는 정부의 파격적인 지원과 학생들의 실리적인 선택이 맞물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마이스터고는 학비 전액 면제에 기숙사비 지원까지 받고 졸업한 뒤에는 협력 기업체에 쉽게 취업할 수 있다. 성적 우수학생에게는 해외 직업전문학교 연수 기회가 주어지고 남자 졸업생은 최대 4년간 군 입대를 연기할 수 있다.



학생들이 뚜렷한 목표의식을 갖고 있는 만큼 학업에 대한 열의도 높다. 부산자동차고 1학년 재학생의 97%가 자동자정비와 검사 기능사 자격증 2종을 취득했다. 전문계고 2∼3학년생이 주로 응시하는 이 시험들의 평균 합격률이 30%에도 못 미친다는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성과다.

독일어로 명장·장인이라는 뜻의 마이스터를 본떠 이름 지은 마이스터고는 미래의 기술 명장을 배출하기 위해 도입됐다. 2008년 9개교, 지난해 12개교 등 모두 21개교가 지정돼 운영 중이다.

황일송 기자, 춘천=정동원 기자 il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