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의사 최초 中 진출한 심영기 연세SK병원 원장
입력 2010-10-24 19:30
“앞으로 여건이 허락하는 대로 중국 각처에 100개 이상의 하지정맥류 및 미용성형 전문병원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입니다. 중국 현지 병원에서 치료가 어려운 환자들은 한국으로 데려와 치료를 받도록 주선해 대한민국 의술의 우수함을 알리고 선교 활동에도 기여하고 싶습니다.”
우리나라 의사로는 최초로 중국에 진출, 현지 병원을 성공적으로 운영해 온 심영기(56·사진) 연세SK병원 대표원장의 바람이다. 그는 최근 중국 다롄(大連)시 샹그리라 호텔에서 ‘다롄SK병원’ 개원 10주년 기념행사를 가졌다. 심 대표원장은 모태신앙의 독실한 크리스천이기도 하다.
다롄SK병원은 2000년 10월 중국에 세워진 첫 한국인 투자 병원으로, 개원 6개월 뒤부터 지금까지 10년간 흑자를 기록 중이다. 국내 병원이 직접 중국에 진출해 성공한 사례는 이 병원이 유일하다. 심 대표원장은 2006년 베이징 시내에도 분원(베이징SK병원)을 세워 성공적으로 운영 중이다.
13억명 인구를 상대로 1인당 단 100원씩만 벌어도 1300억원. 그래서 중국 시장은 어느 분야든 매력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심 대표원장 역시 상상만 해도 즐거운 이 등식에 반해 중국 시장 개척에 나섰다.
심 대표원장은 “신 의료시장 개척에 실패한다 해도 최소한 의료선교 활동엔 도움이 될 것이란 생각을 했고, 그 믿음이 오늘의 다롄SK병원과 베이징SK병원을 일구는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그동안 중국 시장을 개척하면서 그가 깨달은 건 무엇이든 서두르면 될 일도 안 된다는 사실이다. 앞서 서구 의료진이 수없이 중국에 진출했지만 대부분 성급하게 열매를 따 먹으려다 자존심 강한 중국인들의 반감을 사 실패를 거듭했다고 심 대표원장은 전했다.
아울러 환자들과의 소통, 현지인 직원 관리를 위한 중국어 구사 능력과 중국인의 문화를 이해하고 관계를 소중히 하며 늘 겸손해 하는 자세도 필요하다. 심 대표원장은 “환자든, 일반인이든 중국에서는 대화 중 ‘하세요’ 식의 명령형보다는 ‘어떠냐’ 식의 권유형이 더 먹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