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마에하라 외무상 인터뷰 “조선왕실의궤 등 수탈 문화재 가급적 올해 안에 반환하겠다”

입력 2010-10-24 19:33

일본의 외교 수장이 조선왕실의궤 등 수탈 문화재를 가급적 올해 안으로 반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마에하라 세이지(前原誠司) 일본 외무상은 22일 일본 외무성에서 한국 기자들과 가진 인터뷰에서 “(조선왕실의궤를) 가능하다면 연내에 한국에 인도하고 싶다는 강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서 “가급적 빠른 시기에 한국에 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의) 임시국회에 이미 조약 4개가 상정돼 있지만, 조선왕실의궤 등의 반환과 관련된 협정안도 빨리 만들어 국회에 제출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연내로 확약하기는 어렵다”며 시기를 못 박지는 않았다.

조선왕실의궤는 조선시대 국가의 주요 행사를 글과 그림으로 기록해 놓은 중요 문화재로 일제 강점기에 조선총독부를 통해 일본 궁내청으로 반출됐다. 간 나오토(菅直人) 일본 총리는 지난 8월 담화를 통해 한국에 반환하기로 약속했었다. 그러나 일본 국회의 동의를 거쳐야 하는 데다 반환 문화재의 범위와 대상을 선정하는 작업도 지지부진해 연내 반환이 불가능하다는 전망이 지배적인 상황이다.

마에하라 외상은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문제와 관련해서는 다소 민감한 반응을 나타냈다. 한국 취재진이 ‘영토 분쟁’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자 즉각 “센카쿠는 일본 고유 영토이므로 동중국해에 영토 문제는 없다”며 반박한 뒤 “대국적 견지에서 중국과 우호관계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 체제는 국민이 선택한 리더가 있는 한국, 일본과 다르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면서 “중국이 글로벌 스탠더드에 따라 행동하도록 한국, 일본, 미국 등이 연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도쿄=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