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금리 마이너스 주식시장 고공행진… 돈 몰리는 펀드 따로있다

입력 2010-10-24 22:34


올 들어 펀드 환매가 이어지는 와중에도 꾸준히 돈이 들어오는 펀드들이 있다. 저금리로 은행예금 실질금리가 ‘마이너스’인 데다 최근 증시가 오르면서 펀드 투자에 눈길을 돌리는 투자자들도 늘고 있다. 마땅히 돈을 굴릴 데가 없다 보니 내년 성장이 기대되거나 연초 이후 수익률이 좋은 펀드에 돈이 유입되고 있는 것.

24일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1일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펀드에 1000억원이 순유입됐다. 지난 19일 250억원, 20일 270억원 등 사흘 연속 신규가입 펀드 자금이 펀드 환매액을 넘어서고 있다.

신한은행 압구정프라이빗뱅크(PB)센터 조성만 팀장은 “올 들어 코스피지수가 크게 오르면서 국내·해외 주식형펀드 환매액 규모가 20조원에 육박하고 있지만 이 가운데 투자처를 잃은 자금 일부는 다시 펀드로 들어오고 있다”며 “최근 몇 달 사이 펀드 가입 문의가 크게 늘었다”고 귀띔했다.

그렇다면 어느 펀드에 투자하는 게 좋을까.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연초 이후 수익률이 높은 상위 10개 국내외 주식형펀드를 추려봤다. 국내의 경우 그룹주 및 가치주에 코스피지수와 연동해 투자하는 인덱스형 펀드가, 해외의 경우 중국, 인도네시아 등 신흥아시아지역 투자 펀드가 수익률이 월등히 좋았다. 중국본토와 러시아, 금, 농산물 펀드는 올 들어 펀드 환매 와중에도 자금이 순유입되는 펀드로 눈길을 끌었다.

◇해외주식형펀드=수익률 상위 10개 모두 신흥아시아에 투자한 펀드들이었다. 미래에셋맵스가 운용하는 ‘아세안셀렉트Q증권투자신탁’ 펀드가 연초 이후 수익률이 50.13%로 성적이 가장 좋았고, NH-CA(40.13%), 한국투자밸류(38.75%) 운용사의 인도네시아 펀드가 각각 뒤를 이었다. 연초 이후 22일까지 해외주식형펀드의 평균수익률은 8.90%다.

중국본토에 상장된 종목에 투자하는 중국본토 펀드는 중국의 고속 성장과 내수시장 확대가 기대되면서 연초 이후 7106억원이 들어왔다. 러시아 펀드는 798억원, 금 펀드 712억원, 농산물 펀드는 125억원이 순유입됐다.

현대증권 배성진 펀드 애널리스트는 “중국이나 러시아 증시는 2007년 말 고점 대비 현재 절반 수준밖에 안 오른 상태여서 앞으로 상승 여력이 크기 때문에 저평가 매력에 투자자금이 계속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주식형펀드=삼성자산운용의 조선주, 자동차주 등 가치주에 투자한 인덱스형 펀드가 연초 이후 45% 이상의 수익률을 냈다. 대신자산운용의 현대차그룹주 펀드도 43.80%의 좋은 성적을 거뒀다. 연초 이후 22일까지 국내주식형펀드의 평균수익률은 9.40%다.

알리안츠글로벌인베스터스자산운용의 ‘기업가치향상장기증권투자신탁’ 펀드는 올해 1~10월 매달 순유입을 기록해 연초 이후 3260억원이 들어왔다. 2006년 8월 설정 이후 현재까지 142.15%의 수익률을 거뒀다. KB자산운용의 ‘KB한국대표그룹주증권자투자신탁’ 펀드에도 올 들어 3214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신한은행 조 팀장은 “주도주가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 가치주나 그룹주 등 대형주에 투자한 펀드 성적이 좋았다”면서 “그러나 내년에는 지수가 2000선까지 오르는 등 증시 전망이 좋아 그동안 소외됐던 중소형주가 많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2~3년 장기 투자를 생각하고 적립식으로 주식 비중을 늘리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