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낙망의 자리에 찾아오신 예수님
입력 2010-10-24 17:40
요한복음 21장 1∼15절
갈릴리 바다는 예수님의 제자에게는 홈그라운드와도 같은 곳입니다. 그들은 어부 출신으로 익히 갈릴리의 구조를 잘 알고 있었습니다. 주님을 따라다니던 3년간 쉬었다 할지라도 갈릴리 바다는 그들의 삶의 터전이었습니다. 그런데 밤을 새워 고기를 잡았건만 단 한 마리도 잡지 못했습니다.
우리는 세상의 모든 분야에 대해 잘 알 수 없습니다. 설령 안다고 해도 모든 걸 해결할 수 없습니다. 우리의 지식과 경험만 의지하는 건 지혜롭지 못한 처사입니다. 만약 모든 사람들이 내 지식과 경험, 기술을 믿고 시작했다면 세상의 사업은 모두 성공할 것입니다. 사업을 시작한다는 것은 그 분야에 대해 어느 정도의 경험, 지식, 기술이 있다는 것이 아닐까요. 경험이나 지식, 기술이 전혀 없으면서 시작하는 무모한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업에 성공하는 사람보다 실패하는 사람이 더 많습니다. 지식, 기술, 경험은 늘 한계가 있습니다. 모든 문제를 해결하지 못합니다. 인간관계도 그렇습니다. 나름대로 상대의 심리를 파악하고 접근해도 실패할 때가 많습니다.
제자들은 빈 그물만 거듭 올라오자 머릿속에 ‘내 실력이 녹이 슬었구나’라고 생각했을 겁니다. 밤을 새웠지만 실패한 것에 대해 자괴하고 낙망했을 것입니다. 날이 밝아올 무렵 주님이 해변 가에 서서 제자들에게 고기가 있느냐고 물으시자 없다고 답했습니다. 그러자 “그물을 배 오른 편에 던지라. 그리하면 얻으리라”고 분부하셨습니다. 주님은 우리의 실패를 그대로 방치하지 않으십니다. 아픔의 자리에 찾아오십니다. 그리고 해결책을 제시합니다. 베드로가 감옥에 있을 때도 주님은 구출해주셨습니다. 바울과 실라가 감옥에 있을 때는 지진을 일으켜 옥문을 여시고 구해주셨습니다.
아픔과 실패, 고독의 자리에 있을 때 우리 주님이 찾아오심을 기억해야 합니다. “여인이 어찌 그 젖 먹는 자식을 잊겠으며 자기 태에서 난 아들을 긍휼히 여기지 않겠느냐 그들은 혹시 잊을지라도 나는 너를 잊지 아니할 것이라”(사 49:15)
제자들이 주님의 말씀대로 행하자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물고기가 엄청나게 잡혔습니다. 육지에 나와 헤아려 보니 153마리나 됐습니다. 제자들의 얼굴에서 지난밤의 시름이 말끔히 사라졌습니다. 주님은 식탁까지 마련해 놓으셨습니다. 숯을 구해 불도 붙여 놓으셨고 불판 위에 생선도, 떡도 준비해놓으셨습니다. 그러시면서 “지금 잡은 생선을 좀 가져오라”고 했습니다. 제자들은 마냥 행복했을 겁니다. 이는 주님의 말씀에 순종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믿음이 곧 힘입니다. 겨자씨 한 알 크기의 믿음이 있어도 큰 일을 할 수 있다고 예수님은 말씀하셨습니다. 순종은 내 생각, 내 경험, 내 마음을 내세우는 것이 아닙니다. 주님의 가르침을 따르는 것입니다. 믿음의 행동이 순종입니다.
입으로는 믿는다고 하면서 행동하지 않으면 위선입니다.
사람들은 흔히 인생을 고해바다로 비유합니다. 고통이 바다처럼 널려있다는 뜻입니다. 우리는 성공과 행복을 꿈꾸지만 이를 이룰 능력이 없습니다. 주님이 우리에게 찾아오실 때 참다운 행복을 경험하게 됩니다. 따라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믿음과 순종입니다. 그리하면 낙망의 자리가 기쁨의 터전이 될 것입니다.
유인환 목사(좋은샘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