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엄정화씨가 받은 ‘갑상선암 수술’은… 암세포 부분만 절제, 목소리 변화 걱정할 필요 없어

입력 2010-10-24 17:29


가수 엄정화씨가 지난 5월 갑상선암 수술을 받은 사실이 지난 20일 뒤늦게 알려지면서 일반인의 갑상선암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목울대를 나비 모양으로 감싸고 있는 갑상선의 일부를 절제한 엄씨는 앞으로 노래를 부르는데 지장이 없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걱정 안 해도 된다’이다.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내분비외과 송정윤 교수는 “초음파 진단 및 수술법의 발전으로 다른 암과 달리 지름 2㎜ 크기의 아주 초기 단계에서도 가려내, 암이 생긴 쪽만 부분적으로 절제하기 때문에 목소리가 변하거나 잃을 위험성이 거의 없어졌다”고 설명했다.

갑상선암의 수술은 일반적으로 크기가 초음파 검사 상 10㎜ 이상으로 탐지되고 그 이하라도 1년 사이에 20% 이상 변할 때, 암세포의 악성도가 높아 다른 부위로 전이될 가능성이 높을 때 적용된다. 또 목소리를 내는 신경(반회신경)에 근접한 암 역시 작아도 목소리를 변조시킬 수 있으므로 조기에 수술하는 것이 원칙이다.

수술은 크게 두 가지 방식이 있다. 갑상선을 모두 제거하는 전 절제술과 암이 있는 쪽만 제거하는 부분 절제술이다. 전자의 경우는 아무리 온순한 갑상선암도 암이므로 완벽하게 치료하고 수술 후 혹시 남아있을지 모를 잔류 암세포를 죽이기 위해 방사선 동위원소치료까지 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이 수술은 성대 마비로 목소리를 잃을 위험성과 부갑상선 기능 저하증으로 평생 손발이 저릴 위험성이 배 이상 높아지고, 평생 갑상선 호르몬 제제를 복용해야 한다는 게 단점이다.

반면 암이 있는 쪽 갑상선만 제거하는 것은 반회신경이나 부갑상선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암이 생긴 쪽만 부분적으로 제거하는 방법이다. 따라서 목소리를 잃는 반회신경 마비도 적고, 부갑상선 기능 저하증도 있을 수 없다.

건국대병원 이비인후과 이용식 교수는 “학회 보고에 따르면 어떤 방법으로 치료하든 미세 갑상선 암 환자의 수술 후 25년간 사망률이 2%에 불과하다는 연구결과가 있다”고 전했다. 그 만큼 갑상선암 수술은 성공률이 높고 재발률도 낮다는 얘기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