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냥갑은 가라… 아파트 평면 ‘개성시대’
입력 2010-10-24 17:21
‘똑같은 성냥갑 아파트는 이제 그만!’
독특한 평면과 공간설계를 채택한 아파트들이 늘고 있다. 설계 단계부터 실수요자 입맛에 맞추겠다는 것. 부동산시장 침체 상황을 돌파하려는 건설사들의 생존 전략인 셈이다.
LIG건설은 세계 유명도시 7곳을 주제로 한 평면을 적용하고 있다. 호주 시드니가 대표적 휴양도시라는 점에 착안한 ‘시드니 평면’에는 세대를 아우르는 가족공간이 대폭 반영돼 있다. 또 ‘바르셀로나 평면’은 일과 취미를 존중하는 독립적인 부부들을 겨냥, 부부공간과 각각의 개인공간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GS건설이 도입한 ‘더블 임대 수익형 평면’은 3가구가 독립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했다. 회사 측은 집주인이 거주하면서 두 가구까지 임대를 줘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GS건설은 또 자취생 두 사람이 공동생활하며 비용을 줄일 수 있도록 설계한 ‘2침실형 평면’, 신혼부부들에게 적합한 거실과 침실이 별도로 있는 ‘부분임대형 평면’ 등 총 10개의 평면을 저작권 등록했다.
동부건설은 입주민들에게 안전한 생활을 제공하기 위한 ‘범죄예방 디자인(CPTED)’ 인증을 받았다. 방범로봇 ‘센트리’를 비롯해 자체 개발한 최적보안 시뮬레이션 프로그램 등 다양한 범죄예방 설계기법이 반영됐다.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Barrier-free)’ 설계도 눈에 띈다. 단지 내에서 보행자가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아파트 입구부터 각 동 출입구까지 보행구간의 경사를 최소화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파트를 투자대상이 아닌 거주공간으로 보는 수요층이 늘면서 이들의 생활 편의를 충족시키는 설계 특화 아파트들이 증가하는 추세”라며 “부동산시장 침체를 극복하려는 업체의 노력이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김도훈 기자 kinch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