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 불면 난방비 걱정?… 에너지 절감형 아파트 주목하세요
입력 2010-10-24 17:22
겨울이 다가오면 난방비 걱정이 앞서는 게 주부들의 마음이다. 주요 건설사들은 최근 기존 주택보다 전기료를 최대 50%까지 줄일 수 있는 에너지 절감형 아파트를 속속 내놓으며 고객 붙들기에 나서고 있다. 민간 아파트에 이어 노후 공공주택에도 에너지 절감 설비가 설치된다.
◇태양광·지열 시스템으로 난방비 줄인다=전남 목포의 ‘옥암 푸르지오’ 아파트 단지 옥상에는 태양광 발전모듈 682장이 깔려 있다. 여기서는 하루 최대 600㎾의 전기가 만들어진다. 단지 전체 전기 사용량의 5% 수준으로, 아파트 단지 내 복도 및 주차장 등의 공용전력으로 사용되면서 연간 1700만원의 공동전기료를 줄여주고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가구당 연간 20만원 정도의 전기요금을 아낄 수 있다”고 말했다.
내년 하반기 입주 예정인 서울 ‘반포 힐스테이트’ 아파트 옥상에도 태양광 모듈이 설치된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전기는 각 가구에 공급되며 가구당 연간 7만8000원 정도의 전기요금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단지 내에 설치되는 소형 풍력발전기가 가로등과 수목조명 등을 밝혀주고, 관리사무소와 주민공동시설 등의 냉난방 에너지는 지열(地熱)로 공급된다. 연중 내내 섭씨 15도를 유지하는 땅속 온도를 냉난방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지난 6월 말 입주를 시작한 인천 ‘청라 자이’에도 지열 시스템이 적용됐다. 2012년 6월 입주 예정인 서울 합정동 ‘서교 자이 웨스트벨리’ 아파트에는 배기가스의 폐열을 이용한 온수공급 시스템이 도입된다.
최근 현대엠코가 국내 최초로 개발한 ‘에너지 절감 제어시스템’도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아파트 내에서 낭비되는 대기전력을 최대 15%까지 절약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각 방과 거실, 주방 등에서 사용되는 모든 전기를 통제할 수 있는 지능형 분전반을 별도로 설치, 대기전력이 발생하면 자동으로 인식해 차단할 수 있도록 한 장치다. 현대엠코 관계자는 “실제 아파트에 적용하면 전용면적 85㎡ 가구의 대기전력을 67㎾ 정도 차단할 수 있어 가구당 매월 6700원의 전기료를 절감할 수 있다”면서 “이르면 연내 분양물량부터 적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노후 임대아파트도 ‘전기요금 다이어트’=민간 아파트뿐만 아니라 저소득층 및 서민 주택인 공공임대 아파트에도 에너지 절감장치가 도입된다. 정부가 2020년까지 1조원을 들여 낡거나 에너지 낭비가 심한 아파트 등을 대상으로 ‘에너지 절약 전문기업(ESCO) 활성화 사업’을 추진키로 한 것이다.
우선 내년 서울지역 7개 단지(3809가구)를 대상으로 시범사업이 추진된다. 시범사업자(에너지 절약 전문기업)는 대상 아파트 단지에 지역난방을 도입하거나 보일러를 교체하고, 대기전력 차단장치를 설치하는 등 에너지 절약형 시설로 리모델링해 준다. 또 공사비는 절감되는 에너지 사용비용(50%)을 장기간에 걸쳐 회수하는 방식이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ESCO 사업이 완료되면 가구당(66㎡) 에너지 비용이 연 평균 45만5000원에서 32만3000원으로 29%가량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