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발의 달인’ 염기훈 왼발로 우승
입력 2010-10-24 22:38
수원 삼성이 프로-아마추어 왕중왕을 가리는 FA(대한축구협회)컵에서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수원은 24일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부산 아이파크와의 2010 하나은행 FA컵 전국축구선수권대회 결승전에서 전반 25분 터진 ‘왼발의 달인’ 염기훈의 결승골을 끝까지 지켜 1대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수원은 지난해에 이어 대회 2연패를 이루며 대회 통산 세 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수원은 전북 현대(2000,2003,2005년)과 전남 드래곤즈(1997,2006,2007년)과 함께 대회 최다 우승(3회) 공동1위에 올랐다.
수원은 우승 상금 2억원과 함께 2011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본선 출전권까지 확보했다. 시즌 중반 차범근 전 감독에 이어 수원 지휘봉을 잡은 윤성효 감독은 취임 첫해에 우승컵까지 거머줘 지도력을 어느 정도 인정받았다.
반면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부산은 지난 2004년 우승 이후 6년 만에 정상 탈환에 나섰지만 ‘천적’ 수원의 벽을 넘지 못하고 홈에서 패배를 맛보며 준우승 상금 1억원에 만족해야 했다. 황 감독은 부임이후 이번 경기를 포함해 총 15차례 수원과 맞대결을 펼쳤지만 단 한번도 이겨보지 못하고 5무8패의 무승 행진을 이어가는 수모를 당했다.
전반 시작과 함께 김두현의 위력적인 중거리슛을 시작으로 공격의 주도권을 잡은 수원은 전반 23분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강하게 찬 김두현의 왼발슛이 골대를 벗어나며 득점에 실패했다. 수원의 결승골은 ‘왼발의 달인’으로 불리는 염기훈의 왼발에서 역시 터져 나왔다.
염기훈은 전반 25분 오른쪽 측면에서 볼을 내줄 곳이 여의치 않자 과감하게 수비수 두 명을 달고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중앙으로 돌진하면서 강하게 왼발 슛을 날렸다. 염기훈의 발끝을 떠난 볼은 강하게 휘면서 몸을 날린 골키퍼 바로 앞에서 한 차례 튀고 나서 골대로 빨려들었다. 비가 내려 촉촉이 젖은 잔디가 공의 가속도를 더하면서 골키퍼로선 손을 쓸 수 없는 골이었다.
윤성효 수원 감독은 “내년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따낸 게 가장 큰 수확이다”며 “올해 아쉽게 AFC 챔피언스리그 8강에서 멈췄지만 내년에는 선수 보강을 잘해서 꼭 우승하겠다”고 밝혔다.
김준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