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압지 만찬 이모저모] 낮 회담 불만 中 재정부장 식사만 하고 자리 떠

입력 2010-10-23 00:09

‘신라의 달밤’도 G20 대표단에겐 그림의 떡이었다. 환율 문제를 두고 평행선을 달리던 각국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은 1330여년 전 신라가 귀한 손님을 모시던 장소인 안압지의 풍광에 “원더풀” “뷰티풀”이라며 탄성을 연발했지만 얼굴에는 긴장감이 떠나지 않았다.

셰쉬런(謝旭人) 중국 재정부장의 모습도 그랬다. 22일 안압지에 도착한 셰 재정부장은 각국 장관들과 어울리지 않고 수행원을 대동한 채 안압지 전각을 돌아다녔다. 낮 동안 벌어진 환율 논의에서 중국측 불만이 고조됐음을 짐작케하는 대목이다.

셰 재정부장은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과 함께 이번 회의 의장인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주재한 헤드테이블에 앉았지만 신선로 해산물 등 저녁식사만 즐긴 후 공연 시작과 함께 자리를 벗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가이트너 장관도 이후 자리를 떴다.

윤 장관은 만찬 개회사에서 “오늘 첫번째 세션에서 우리의 확고한 정책공조 의지를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고, 토론에 적극 임해주신 데 대해 감사드린다”며 “내일 회의에서도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고 이를 토대로 서울 정상회의가 성공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이 이곳 역사가 천년이 넘는다는 말에 놀라더라”며 “주요 20개국(G20)도 천년 이상 지속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취재 열기도 높았다. 경주 회의의 사전 취재등록을 한 기자들은 총 680여 명. 이날 취재 비표를 발급받고 취재 활동을 시작한 기자들은 외신 140여명, 국내 매체 250여 명 등 400명을 훌쩍 넘어섰다.

경주=김아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