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골 화장한 청동기 석곽묘 첫 발굴
입력 2010-10-22 18:27
한국 청동기시대 중·후기를 대표하는 비파형청동검을 인골과 함께 묻은 청동기시대 석곽묘(石槨墓)가 남한에서는 처음 경기도 광주에서 확인됐다. 특히 이 무덤에 묻힌 인골은 청동기시대 석곽묘 유골 가운데 화장된 것으로는 첫 사례여서 당시 장례 풍습을 알려주는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
매장문화재 전문 조사 기관인 한얼문화재연구원(원장 양윤식)은 광주시 역동 산10 일대 아파트 신축 부지에서 최근 발굴 조사를 실시한 결과 청동기시대 주거지 29개동과 기원전 5∼4세기 석곽묘 1기 등을 확인했다고 22일 밝혔다.
그 가운데 동-서 방향으로 축을 마련한 석관묘에서는 시신을 화장한 인체 각 부위 뼈가 비교적 온전한 상태로 발견됐으며, 허리춤 부근에서는 비파형동검 1점과 성격을 알 수 없는 다른 청동기 1점, 돌화살촉 다수와 구슬 여러 점 등이 수습됐다. 비파형동검은 비파 형태의 날 부분이 거의 다 삭아 없어지고 몸체만 남은 상태였다.
조사단은 “인골은 같은 두개골 부분들이 반대 방향에서 발견되고 석곽 내부에서 목탄과 불에 그슬린 돌덩이 등이 확인되는 점 등으로 볼 때 화장한 인골을 수습해 석곽 내에 고루 안치한 것으로 보인다”며 “석곽묘 화장은 랴오둥 반도나 북한에서는 더러 확인된 적이 있지만 남한에서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묘에서 화장이 이뤄진 것은 남한에서는 일부 지석묘에서만 확인돼 왔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