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 로비 몸통은 박지원… 큐릭스 지분 인수때 양정철 전비서관이 주관”
입력 2010-10-23 00:05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는 22일 방송통신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태광그룹의 유선방송사업자(SO) 큐릭스 인수 과정을 둘러싼 로비 의혹을 집중 추궁했다. 태광의 핵심 로비 대상을 두고 한나라당은 전 정권을, 민주당 등 야당은 현 정권을 지목하며 맞불 작전을 펼쳤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태광그룹 계열의 종합유선방송사업자 티브로드가 김대중·노무현 정권 때 급성장한 점을 부각시켰다. 진성호 의원은 아예 태광의 로비 몸통으로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목했다. 그는 박 원내대표가 ‘밀양라인’의 개입 의혹을 제기한 것을 언급하며 “밀양라인에는 성 접대 의혹을 받은 방통위의 신모 전 과장이 포함되는데, 그는 박 원내대표가 1996년 총선을 앞두고 발간한 에세이집을 대필한 사람”이라고 폭로했다. 진 의원은 이어 “2006년 12월 태광이 큐릭스 지분 30%를 인수할 때 방송통신 정책 주무자는 양정철 청와대 비서관이었다”며 국정조사를 제안했다.
야당 의원들은 대신 태광의 큐릭스 인수에 대한 방통위 심의 과정의 문제점과 방송법 시행령상 권역규제 완화를 위한 태광 측의 방통위 로비 의혹을 조목조목 파고들었다. 민주당 장병완 의원은 “태광이 2006년 12월 군인공제회, 화인파트너스와 옵션계약을 체결했다는 것은 관련 규제의 완화를 확신했다는 뜻”이라며 “방송법 시행령이 개정되지 않을 경우 태광은 100억원대 이자손실을 볼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최문순 의원은 이 과정에서 200억원의 차익이 비자금으로 조성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이에 “인수 과정에 문제가 없었고, 방송법상 여러 규정을 충분히 검토한 결과 하자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답변했다. 최 위원장은 ‘태광 측이 방통위 관계자에게 법인카드 2장을 줘서 뇌물공세를 펼쳤다는 의혹이 있다’는 자유선진당 김창수 의원의 질문에도 “사실무근”이라고 답변했다.
한편 국회 정무위의 금융위원회 국감에서는 흥국생명 등 태광그룹 보험 계열사들에 대한 금융감독 당국의 봐주기 의혹이 제기됐다. 민주당 박선숙 의원은 “금융위원회가 지난해 말 흥국생명이 태광산업 지분을 포함한 비금융계열 주식을 매각하는 조건으로 흥국화재 주식 취득을 승인했지만, 흥국생명은 아직도 태광산업 지분을 매각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진동수 금융위원장은 “다시 한 번 조사해서 시정조치할 계획”이라고 답변했다.
김나래 권지혜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