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시장 달구는 ‘소형·저가·조건’ 새 트렌드
입력 2010-10-22 18:20
최근 주택경기 침체 속에서도 선전 중인 일부 분양단지에는 공통점이 있다. 소형 주택이거나 가격이 저렴해야 한다. 아니면 파격적인 분양조건이라야 사람이 몰린다.
22일 부산 괴정동에 문을 연 ‘당리 푸르지오’ 아파트 모델하우스. 아침부터 100m가 넘는 긴 줄이 이어졌다. 현장 관계자는 “부산지역 모델하우스에서 줄서기 풍경을 보는 건 거의 5년 만에 처음인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인기 있는 분양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소형 쏠림’ 현상이다. 민간 주택뿐 아니라 공공임대, 수익형 부동산인 오피스텔도 마찬가지다. 이곳 당리 푸르지오의 경우 1차 일반 분양분 199가구가 모두 59∼84㎡(전용면적)로 구성됐다. 또한 지난 20일 청약이 마감된 대전 노은 3지구 국민임대주택 51㎡형 40가구에는 모두 226명이 몰려 5.5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소형(48∼59㎡)으로만 구성된 서울 ‘강남역 아이파크’ 오피스텔 역시 거주자 우선청약(58실 모집)에 2134건이 접수돼 평균 36.7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전셋값이 급등하고 있는 데다 향후 주택시장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가격이나 수요 측면에서 경쟁력이 있는 중소형에 관심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가격경쟁력도 빼놓을 수 없는 인기 요인이다. 우미건설이 남양주 별내지구에 분양한 ‘별내 우미린’은 396가구 모집에 495명이 접수해 1.2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시장 침체기에 중대형(101∼117㎡) 분양에서 이 같은 경쟁률은 대성공이라는 게 업계 분위기다. 우미건설 관계자는 “3.3㎡당 분양가를 1098만원으로 책정해 인근의 비슷한 주택형 아파트보다 최고 4000만원까지 낮게 공급한 효과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계약률 85%를 돌파한 서희건설의 ‘강남역 서희 스타힐스’ 오피스텔 역시 주변 지역의 오피스텔보다 저렴한 분양가(3.3㎡당 1200만∼1400만원)를 제시한 것이 효과를 본 사례다.
파격적 분양 조건도 수요자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중요한 요소다. 대구도시공사가 분양한 대구 죽곡 청아람 4단지의 경우, 공기업 중 처음으로 선납할인제 등의 파격 혜택을 제공해 인기를 끌었다. 분양대금 선납시 기준층 기준으로 84∼119㎡형에 따라 1300만∼1900만원 정도 분양가를 깎아주는 방식이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