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도 목사 "겸손히 선거에 나가겠다"
입력 2010-10-22 19:44
기독교대한감리회 ‘6·3총회’ 측 감독회장으로 선출됐던 김국도 임마누엘교회 목사가 법원에 임시감독회장 선임을 요청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자신에 대한 감독회장 직무정지 결정을 받아들이며, 재선거에 다시 출마하겠다고 했다.
김 목사는 22일 서울 방이동 임마누엘교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현 감리교 상황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김 목사의 표정은 어느 때보다 밝고 여유로웠다. 최근 강흥복 감독회장이 법원으로부터 직무정지 결정을 받으면서 선(先) 총회 측이 교단 정국의 주도권을 쥐게 됐다고 인식하는 듯했다.
김 목사는 강 목사 직무정지 결정에 대해 ‘사필귀정’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지난 18일 서울북부지법의 가처분 결정은 감리교 사태를 꿰뚫어 본 명쾌한 판결”이라며 “이로써 감리교회는 혼란을 벗어나 새로운 출발 선상에 서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제가 이겼다거나 저에게 유리해졌다고 쾌재를 부르는 것이 아니다”며 “저를 부정한 서울중앙지법 민사 50부의 판결(지난 8월 19일의 감독회장 직무정지 결정) 역시 인정하겠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조만간 법원에 임시감독회장 선임을 요청할 계획이다. 김 목사는 “현실적으로 법원의 개입 없이 감리교회 자체 능력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며 “아직 ‘액션’에는 들어가지 않았지만 전·현직 감독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 곧 중립적인 인사를 법원에 추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잡음 없이 깨끗하게 새 감독회장을 뽑기 위해 우리 쪽에 불리한 인사가 선임돼도 수용할 것”이라며 “임시감독회장이 재선거로 가면 후보자 중 한 사람으로서 겸손히 선거에 나가겠다”고 말했다. 종전과 같이 6·3총회 측이 별도로 감독회장을 선출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직 감독, 감독 당선자, 본부 임원 등은 지난 20일 회의를 열고 공동으로 임시감독회장을 추천키로 결정했었다.
한편 김 목사는 이달로 임기가 끝나는 감독들과 본부 임원들에게 ‘깨끗이’ 물러날 것을 촉구했다. 감독 당선자들에 대해서는 “감리교회 혼란을 피하기 위해 자격을 인정하고 싶다”면서도 “지금은 어떤 방향이 올바른가를 모색하면서 조용히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경고성 메시지를 던지기도 했다.
글·사진=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