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中 인민들 ‘지갑’ 얇아졌다
입력 2010-10-22 18:02
‘올해 중국은 부유해졌는데 중국 인민은 가난해졌다.’
중국 국가통계국 성라이윈(盛來運) 대변인은 21일 현재 중국의 (도시)엥겔계수는 40% 내외로 다시 반등하고 있다”면서 우려를 나타냈다고 광저우(廣州)일보가 22일 보도했다. 성 대변인은 “이는 인민 생활의 부유 정도가 하락했음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엥겔계수는 가계소득 지출 총액에서 식료품비가 점유하는 비율, 즉 각 가정에서 먹는 데 쓰는 돈의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다.
중국에서 엥겔계수가 늘기는 개혁개방 이후 처음이어서 중국 당국도 바짝 긴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도시 엥겔계수는 개혁개방 당시인 1978년 57.5%에서 꾸준히 낮아졌다. 2000년 30%대로 진입했고, 지난해는 36.5%를 기록했다.
올 들어 엥겔계수가 거꾸로 상승한 이유는 특히 식료품값이 급등했기 때문으로, 서민들의 주머니 사정이 그만큼 팍팍해졌다는 걸 의미한다. 미국은 1980년 이래 평균 16%선, 일본은 1990년 이래 평균 24%선을 유지하고 있다.
광둥(廣東)성 광저우에 사는 이모씨(여)는 식구가 4명이다. 그는 “지난해엔 매달 채소 구입에 1000위안(16만9000원)을 썼는데 올해는 1400위안도 부족하다”고 말했다. 가계지출 중 식비 비중이 지난해에 비해 4∼5% 상승했다고 그는 덧붙였다. 허모씨(여)도 “먹는 음식은 전보다 못한데 식비는 더 들어간다”며 “물가는 상승하고 급여는 이를 못 따라가 생활의 질이 훨씬 떨어졌다”고 하소연했다.
중국 공산당이 최근 제12차 5개년 규획(規劃)(12·5규획·2011∼2015년)의 기본노선을 ‘부국(富國)’에서 ‘부민(富民)’으로 전환키로 하고 분배에 초점을 맞춘 것도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코트라 베이징비즈니스센터의 박한진 부장은 “중국이 올해도 초고속 성장을 계속하고 있지만 인민들의 생계는 어려워지고 행복지수는 하락하고 있다는 걸 의미한다”면서 “최근 금리인상 카드를 빼든 것도 물가를 안정시켜 서민들의 생활고를 덜어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오종석 특파원 js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