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 코리아 그랑프리] “부우웅∼” 영암벌에 굉음… 관중석엔 탄성

입력 2010-10-22 17:59

“부우웅, 부웅, 에∼앵….”

지상 최고의 스피드를 겨루는 포뮬러원(F1) 코리아 그랑프리가 개막된 22일 전남 영암 인터내셔널 서킷에는 연습주행인데도 불구, 1만여명의 관중들이 몰렸다.

이날 오전 10시 화창한 가을 날씨 속에 별도의 개막식 없이 서킷 개장과 함께 12개팀 F1머신 24대의 공식주행이 이어지자 관중들은 F1머신이 달리는 광경과 특유의 우렁찬 배기음에 놀라워하며 힘찬 응원의 박수를 보냈다. 귀마개를 챙기지 못한 상당수 관중들은 양쪽 귀를 두손으로 덮어도 귀청이 찢어질 듯한 750마력, 시속 300㎞ 이상의 F1머신이 내뿜는 굉음에 가끔 비명을 지르면서도 즐거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들은 “귀는 멍하지만 가슴이 뻥 뚫리는 쾌감이 짜릿짜릿하다”며 “묘한 중독성과 전율이 느껴지는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F1대회가 출범한지 60년만에 한국에 첫선을 보인 F1머신의 연습주행은 각 팀마다 엔진 등 머신상태와 노면, 코너링 등을 점검하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1만6000석인 그랜드스탠드에는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만일의 사고에 대비해 방염복으로 중무장한 드라이버들은 허허벌판에 새로 들어선 한국형 서킷 위를 시계 반대방향으로 쌩쌩 달리며 서킷 노면이 얼마나 미끄러운지 등을 직접 체크하고 본격 레이스를 준비했다.

연습주행은 오전11시30분까지에 이어 오후 2시부터 3시30분까지 두 차례 진행됐으며 23일 오전에 마지막 연습주행이 이뤄진다.

또 23일 오후에는 결승전 출발위치를 가리는 예선이 치러지고 24일 오후 3시 시작된다.

영암 서킷 5.615㎞을 시계반대방향으로 55바퀴(총길이 308.825㎞) 돌아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는 드라이버가 한국대회 우승의 영광을 차지하게 된다.

F1 코리아 그랑프리는 올해 진행될 ‘2010 F1 월드 챔피언십’의 19개 대회 가운데 17번째이다. 16번째 대회인 일본 그랑프리까지 레드불팀의 마크 웨버(220점)가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페라리팀의 페르난도 알론소와 최연소 F1 우승기록을 갖고 있는 레드불의 세바스티앙 베텔은 똑같은 206점으로 뒤를 쫓고 있다.

올해 아시아 대회는 시즌 개막전이었던 바레인을 시작으로 말레이시아, 중국, 싱가포르, 일본 등에서 5차례 열렸다. 이들 대회에서 세바스티안 베텔(독일 레드불)과 페르난도 알론소(스페인 페라리)가 2승씩을 거뒀다.

조직위는 결선이 열리는 24일 새벽부터 비가 예보돼 있어 강수량이 이번 대회의 변수로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대회를 유치한 박준영 전남지사는 “한국이 1988년 올림픽과 2002년 월드컵 축구대회에 이어 세계 3대 스포츠 행사를 모두 열게 돼 그 의미가 매우 깊다”고 말했다.

영암=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