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끝나자마자 ‘관심받는 롯데’… 양승호 감독 깜짝 발탁에 팬들 갑론을박 한창

입력 2010-10-22 18:03

한국시리즈가 끝난 국내 프로야구계에 롯데가 또다시 화제의 중심이 되고 있다. 신임 감독 임명과 제9 구단 창단 문제 때문이다.

롯데의 새 사령탑인 양승호(50) 감독은 22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성적으로 보답해 팬들 10명 가운데 9명의 지지를 받겠다”고 장담했다.

양 감독의 이같은 발언은 일부에서 감독 취임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 때문이다. 당초 롯데는 전임 제리 로이스터 감독과 재개약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경험이 풍부하고, 한국시리즈 우승을 할 수 있는 감독을 모셔오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양 감독은 이런 롯데 프런트의 발표와는 거리가 있다. 프로야구 감독 생활은 2006년 LG 감독대행을 잠시 맡은 게 전부이기 때문이다. 양 감독도 “롯데 팬들이 야구를 잘 알고 사랑하기 때문에 지금은 10명 가운데 9명이 나를 부정적으로 본다”며 이런 시선을 의식하고 있다. 양 감독은 또 “언론에서 내가 초보이고 경력이 없다고들 하는데 어느 감독인들 시작할 때 경력이 있겠느냐”며 “그렇지만 나는 반드시 내년 시즌에 우승할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우승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양 감독은 팀 운용에 대해선 그동안의 ‘빅볼’ 일변도에서 ‘스몰볼’도 추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롯데 타자들은 다른 팀에 가면 모두가 3번이나 4번을 칠 수 있는 수준”이라며 “선이 굵은 야구를 구사하되 상황에 따라 기본을 지키는 스몰볼은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팬들 사이에서는 양 감독 취임에 대한 부정적 의견이 많다. 일부 팬들은 “차라리 우리가 그토록 반대했던 김재박 전 LG 감독을 모셔오는 게 낫다” “창원에 제9 구단이 창단되면 그 팀을 응원하겠다”는 말도 나온다.

롯데는 또 최근 가시화되고 있는 제9 구단 창단 움직임과 관련해서도 KBO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롯데는 자신의 안방인 창원에 새 구단이 창단되는 것에 대해 KBO가 어떠한 귀띔도 없었다며 불쾌해하고 있다. 반면 KBO는 “이미 지역 연고제가 폐지됐고 2007년 신인 드래프트부터 도시 연고제가 정착되면서 롯데가 ‘창원 연고권’을 내세울 어떤 규약상 권리가 없다”고 반박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