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컵 결승전… 부산·수원 ‘자존심 건 한판’

입력 2010-10-22 17:59


‘구도(球都)’ 부산이 이번에는 축구 열기로 달아오른다. 디펜딩 챔피언 수원 삼성과 6년 만에 정상 탈환을 꿈꾸는 부산 아이파크가 프로와 아마추어를 통틀어 국내 최강 클럽을 가리는 FA컵 결승전에서 물러설 수 없는 일전을 치른다.

24일 오후 4시 부산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열리는 2010 하나은행 FA컵 결승전은 올 시즌 두 팀이 우승 타이틀을 가질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기도 하다.

윤성효 감독 부임 이후 정규리그에서 연승을 이어가며 순위가 수직 상승해 6강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이 높았던 수원은 잇따른 강행군으로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이 멀어진 상태다. 수원은 정규리그에서 10승 4무 10패(승점 34점)로 6위보다 한 계단 낮은 7위에 머물고 있긴 하지만 6위 울산(12승 5무 8패·승점 41점)과의 승점차가 크다.

비록 울산보다 한 경기를 덜 치러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은 상태이긴 하지만 나머지 4경기에서 대역전극을 벌이지 않는 한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은 요원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이 걸린 FA컵 우승 타이틀은 마지막 자존심이 될 수 있다. 수원은 지난해에도 정규리그 10위라는 부진에 빠졌지만 FA컵에서 우승하며 명문 클럽으로서의 체면치레를 할 수 있었다.

부산 역시 절실하기는 마찬가지다. 올해를 끝으로 감독 계약이 끝나는 황선홍 감독은 부임 이후 우승 타이틀을 한번도 가져오지 못했다. 지난해 컵 대회 결승에 올랐지만 포항 스틸러스에 패하며 분루를 삼켰다.

올해 정규리그 성적도 7승 9무 9패(승점 30점)로 수원에 이어 8위를 달리고 있어 6강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마저 제로다. 또 황 감독 부임 이후 수원과의 14차례 맞대결에서 한번도 승리의 기쁨을 누린 적이 없어 승리에 대한 갈증이 그 어느 때보다 크다.

두 팀간 FA컵 이전 라운드 기록만 놓고 보면 부산 선수들이 수원 선수들보다 화려하다. 부산은 박희도가 2골 5도움을 기록한 것을 비롯해 한상운이 4골로 FA컵 득점 랭킹에서 2위를 기록 중이다. 반면 수원은 염기훈이 1골 2어시스트를 기록했고 백지훈과 주닝요가 각각 2골씩을 터뜨리며 팀을 결승에 올렸다.

하지만 수원이 부산에 압도적 승률을 기록하고 있고, 부산이 정규리그 최근 6경기에서 승을 추가하지 못하는 부진에 빠져 있어 전체적인 흐름상으로는 수원이 유리할 것으로 분석된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