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촉한 가을 입술 붉은 색을 입는다

입력 2010-10-22 17:41


“나도 올가을에는 붉은 립스틱을 발라 보고 싶다.”

화장을 안한듯한 ‘쌩얼’, 어려보이는 ‘동안 메이크업’이 유행하면서 한때 화장대에서 자취를 감췄던 붉은 립스틱에 대한 애정이 올가을 살아나고 있다.

색조 전문 브랜드 맥(MAC)이 최근 우리나라 20∼30대 여성 646명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36.8%가 ‘올 하반기에는 붉은 색 립스틱을 활용한 메이크업에 도전해 보고 싶다’고 답했다. 실제로 지난 15일 막을 내린 부산국제영화제에서도 예전과 달리 붉은색 립스틱을 짙게 바른 여배우들이 등장, 눈길을 끌었다. 개막식 사회를 맡은 한지혜, ‘과속 스캔들’의 황우슬혜 등은 붉은 립스틱을 발라 카메라 플래시를 독차지하다시피 했다.

맥의 수석 메이크업 아티스트 변명숙씨는 “올가을을 위한 컬렉션에서 여러 디자이너들이 붉은 색 입술을 활용해 강렬하면서도 우아한 룩을 선보였다”면서 “올가을의 주요 테마는 전통과 격조를 겸비해 클래식한 느낌을 살린 메이크업과 레드빛 입술”이라고 소개했다.

붉은 립스틱이 유행이고, 그동안 고수했던 핑크빛 입술에 싫증나서 붉은 장미꽃처럼 빨간색 립스틱을 사도 막상 바르기는 꺼려진다. 메이크업 아티스트인 이경민 비디비치 바이 대표는 “레드 립스틱에 대한 동경은 시대와 장소를 초월하지만 막상 생활 속에선 쉽게 바르기 어려운 색상”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할 수 없는 영원한 클래식 아이템이 바로 레드 립스틱”이라면서 “이것 하나면 완벽한 파티 룩, 도도한 레이디 룩, 눈길 끄는 섹시 룩을 연출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만 하면 붉은 립스틱에 도전해볼만하지 않을까.

붉은색 립스틱을 사러 갔다면 아마도 너무나 다양한 톤의 붉은 색이 있어 놀랄지도 모른다. 망설이지 말고 이것저것 발라본 다음 피부 톤에 맞는 붉은 색을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이 대표는 “피부톤이 어둡다면 자주색을 띤 붉은 색인 버건디 레드, 밝다면 선홍색 레드가 잘 어울린다”고 조언했다.

붉은 립스틱을 바르기 위해선 마음의 준비 못지않게 얼굴 피부도 준비가 필요하다. 변씨는 “붉은 입술을 매력적으로 돋보이게 하려면 피부를 깨끗하고 환하게 표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공이나 잔주름 등 피부 요철을 메워주고 파운데이션의 밀착력을 높여주는 프라이머는 필수다. 파운데이션도 밀착력이 좋은 리퀴드타입을 골라 얇게 펴 바른 다음 컨실러로 눈 밑 다크서클과 점 등을 완벽하게 가려준다. 파우더를 브러시에 묻혀 얼굴 전체에 가볍게 발라 마무리하면 바탕 화장 완성.

붉은 립스틱은 대충 바르면 본전도 찾기 어렵다. 옅은 색 립스틱과는 달리 입술선이 그대로 드러나기 때문. 입술선이 흐려져 있다면 립 펜슬이나 립 컨실러로 모양을 예쁘게 바로잡은 다음 립스틱을 발라야 한다.

붉은색을 바르면 나이 들어 보일까 망설여진다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붉은색 립스틱도 바르기 나름. 이 대표는 “립스틱을 손으로 펴 바른 다음 립글로스를 발라 반짝이는 입술로 표현하면 나이보다 어려 보이는 귀여운 붉은 입술이 된다”고 했다. 세련된 메이크업을 원한다면 컨실러로 입술 주변을 정리한 다음 립 브러시로 입술 전체에 빈틈없이 바르도록 한다.

붉은 색 립스틱을 바를 때 또 주의할 점은 눈 화장을 진하게 하지 않는 것이다. 요즘 유행하는 스모키 눈 화장을 하고 싶다면 더욱 주의해야 한다. 짙은 색상과 굵은 아이라인으로 강하게 표현하는 대신 얇고 또렷하게 그린 아이라인으로 눈매만 선명하게 강조하면서 색감은 자제해 차분하게 표현해야 한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