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관 목사 로잔 5신

입력 2010-10-22 09:15


지금은 전신자선교사주의에 입각한 전문인선교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야 할 때

[미션라이프] 로잔케이프타운 대회에서는 다양한 토픽과 이슈를 중심으로 한 소위 전문인선교의 성격을 지닌 특별 세션(Multiplexes)이 진행되고 있다. 예컨대, ‘21세기 세계선교의 새로운 접근(세계화 관점에서)’ ‘미디어를 통한 선교’ ‘세계 복음화를 위한 자원 동원’ ‘국가적 분쟁 해결’ ‘지구촌 환경 위기와 선교’ ‘지역 교회의 부(富)와 재산’ ‘국제화(Globalization)’ ‘두려움에 떠는 사람들에 대한 선교’ 등이 그것이다.

사랑의교회 선교 사역을 담당해오고 있는 필자는 ‘제자훈련으로 뿌린 씨, 세계선교로 꽃피우자!’는 영적 슬로건을 가지고 지난 10년 동안 평신도 전문인선교의 활성화 비전을 추진해왔다. 현재 세계선교부 산하에는 미술인, 외교통상, 미디어, IT, 교수, 교사, 스포츠 등 총 11개에 달하는 직능별 선교회가 있다. 이러한 선교 공동체를 통해 제자훈련을 받은 평신도 지도자들이 자신의 은사와 전공을 선교적 도구로 삼아 주님의 지상명령에 헌신케 하고자 하는 것이 설립 목적이다.

수년 전 프랑스 대사를 끝으로 외교관에서 은퇴한 주철기 장로는 현재 글로벌컴팩트(Global Compact) 한국 대표직을 맡고 있다. 그는 사랑의교회 외교통상선교회 초대 회장과 전문인선교사 출신으로 과거 모로코, 프랑스 등 불어권 국가를 중심으로 약 30년 동안 외교관 생활을 경험했다. 프랑스 대사 재임기간 중, 고(故) 옥한흠 목사의 제자훈련 철학이 담긴 책 <평신도를 깨운다> 불어판 발간을 위해 중추적인 역할을 감당하기도 했다.

이번 로잔케이프타운대회에서는 이시영 장로(정동교회, 전 외무부 차관 역임)와 함께 글로벌 리더십 포럼(Global Executive Leadership Forum)과 소그룹(테이블) 성경공부 리더, 싱크 탱크를 비롯한 여러 분과 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등 전문인선교의 롤 모델을 보여주고 있다.

오랜 기간 경험한 외교관으로서의 은사와 경험, 복수 언어(Bilingual) 구사 능력 등 여러 가지 강점을 가지고 주요 선교 지도자들과 비전을 나누면서 세계선교 네트워크(Global Mission Network)를 구축하고 있다.

대회 셋째날(10월 20일) ‘창조물의 관리-기후변화 대응과 교회의 역할’이라는 제하의 패널에 참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 패널에 참가한 존 휴톤(유엔 기후변화패널) 전 회장은 “작년 코펜하겐회의의 실망스러운 결과에 대해 수치심을 느꼈다”면서, 금년 12월 달에 예정되어 있는 멕시코회의에서도 결국 교토협정(체제)이후 새로운 글로벌 메커니즘을 시행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주요 국가들의 무책임한 태도를 지적하면서, 교회 차원에서 하나님의 창조명령과 자연 질서의 회복을 강조했다. 날로 심화되고 있는 지구촌 기후변화에 대하여 보다 적극적인 대응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했다. 여러 패널리스트들은 기후변화 대응이 특히 도서(섬) 국가나 개도국 등에게는 치명적이고,생존과 직결되는 문제임을 깨달아, 기독교의 사회적 책임을 수행하는 기업 육성 등 보다 실제적이고 발전지향적 대책 수립이 절실하다는 데 입을 모았다.

또한 최근 들어 세계선교의 핫이슈로 부상되고 있는 이슬람 세력의 확장과 관련하여, “무슬림 사회에서의 대위임령 수행”이라는 주제의 열띤 토론도 있었다. 이슬람에서 기독교로 개종한 중동계 크리스천 지도자들의 간증에 따르면, 기독교와 이슬람을 구별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예수 그리스도의 성육신과 부활에 대한 인정(수용) 여부임을 강조했다. 아울러 무슬림에 대한 전도는 무슬림도 하나님의 구원의 대상이라는 인식(계7:9)을 가지고 예수 그리스도의 무조건적(아가페적) 사랑으로 저들에게 다가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오늘날 기독교가 총체적 선교의 삶으로 무슬림에게 다가가 그들의 문화와 전통을 최대한 존중하는 것이 필요하고, 기독교로 개종한 사람들(MBB: Muslim Background Believers)이 받는 역차별 등이 이슬람 선교의 걸림돌임이 될 수 있음을 지적했다. 중동 지역을 비롯해 여러 이슬람권에서의 IT 등 다양한 전파 매체(위성방송, 인터넷 등)를 통한 복음 전파가 매우 효과적이고 그 열매가 크다며, 앞으로 가면 갈수록 기독교와 이슬람교가 하나의 사회 속에서 공존한다는 상황 인식을 하루빨리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슬람에서 기독교로 개종한 많은 사람들의 증언에 의하면, 개종을 위해 갈등하는 동안 꿈(일종의 계시나 환상)을 보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며, 성경 말씀에 대한 체계적인 공부와 제자훈련을 통해 건강하고 바른 신앙을 갖게 해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고 절실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필자는 세상으로부터 부름받은 받은 하나님의 백성이자 세상으로 보냄 받은 그리스도의 제자인 평신도를 깨워 그들이 언제 어디에서 무엇을 하든지, 자신이 서 있는 곳을 땅끝으로 여겨 주님의 지상명령을 수행케 하는 것이 평신도 제자훈련의 궁극적인 목적이요 성경적 진리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제 한국 교회와 영적 지도자들이 지상 교회의 본질과 사명을 바로 깨달아 복음의 추수기에 충성된 일꾼을 찾으시는 주님의 마음을 보다 깊히 헤아려야 할 때이다.

케이프타운=유승관 목사(로잔전략위원, 사랑의교회 세계선교부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