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로 세계일주’ 야마다 슈세이씨 “버려진 폐식용유로만 완주 했어요”
입력 2010-10-21 19:15
일본의 오지 탐험가 야마다 슈세이씨는 버려진 폐식용유로만 자동차 세계일주에 성공했다. 일부 선진국을 제외하고는 바이오디젤을 급유 받을 곳이 없었기에 폐식용유를 바이오디젤로 정제하는 장비를 차에 싣고 다녔다.
야마다씨는 21일 환경단체인 녹색연합이 서울 효자동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개최한 강연회에서 “바이오디젤로만 여행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기후변화와 에너지 문제를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해 세계일주에 나섰다”고 밝혔다. 사진기자 출신인 그는 “바이오연료 만으로 세계 어느 곳이라도 다닐 수 있는지 실험하고, 여러 미래 에너지에 대한 생각을 공유하며 다양한 사람을 만난 데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야마다씨는 2008년 2월 캐나다에서 시작해 미국 아프리카 서유럽 동유럽 러시아 중앙아시아와 중국을 거치는 17개국 4만7853㎞를 ‘바이오디젤’에 의존해 가로질렀다. 모두 360일이 걸렸다. 여행을 위해 소요된 폐식용유만도 6504ℓ에 달한다.
야마다씨의 세계일주는 바이오디젤 차량을 몰고 파리-다카르 랠리에 참가해 완주한 것이 계기가 됐다. 사하라사막을 횡단하는 2만㎞를 3주간 달렸는데 최고 시속 170㎞로 아무 문제없이 완주했다. 그는 “바이오디젤이 완주에 오히려 도움이 됐다”면서 “내친 김에 바이오디젤의 효용성을 입증하고 싶어서 세계여행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선 도요타RV 차량을 개조한 바이오디젤 어드벤처호를 마련했다. 기존 바이오디젤 정제기는 모두 물을 사용하므로 장거리 여행을 위해 물 없이 폐식용유를 정제할 기계를 스스로 만들었다. 10개월에 걸쳐서 수많은 기업을 찾아다니며 필요한 기술과 부품을 일일이 구했다.
세계일주를 하는 동안 1000여명으로부터 폐식용유를 얻었다. 한 번에 400ℓ를 싣고 3000㎞를 주행할 수 있었다. 주유소가 없어도 사람만 만나면 폐식용유를 얻을 수 있었다. 그는 “독일 스웨덴 노르웨이 등은 바이오디젤 주유 인프라가 잘 돼 있다”면서 “독일의 경우 바이오디젤 가격은 1.2유로 정도로 다른 에너지보다 훨씬 더 싸다”고 말했다.
임항 환경전문기자 hngl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