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무, “6자 재개, 당사국들 각자 견해 있다”

입력 2010-10-21 18:25

미국 국무부가 20일(현지시간) 6자회담 재개와 관련해 당사국들이 각자 자신들의 견해를 갖고 있음을 강조했다. 전날 외교통상부 고위당국자가 6자회담 재개 조건으로 북한의 IAEA(국제원자력기구) 사찰단 복귀 및 핵시설 모라토리엄 선언 등을 언급한 데 대한 반응이다.

미국은 그동안 남북관계에 대해 일관되게 ‘한국 정부의 뜻대로 따라 간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그런데 이번 미국 반응이 6자회담 재개 조건과 관련해선 한국과 일치된 의견을 갖고 있지 않다는 의미로도 해석돼, 한·미 간 조율이 필요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필립 크롤리 국무부 공보담당차관보는 정례브리핑에서 “각국은 자신의 입장을 표명할 수 있다”며 “다른 나라들은 6자회담의 재개를 위해 취해져야 할 것들에 대한 자신들의 견해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도 우리의 견해를 갖고 있으며, 다른 나라들과 입장을 공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크롤리 차관보는 미국의 구체적인 회담 재개 조건이 무엇이냐는 거듭된 질문에 “각국이 자신의 견해를 갖고 있고, 우리는 한국 일본 러시아 중국과 향후 진전 방안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고만 말했다.

제프리 베이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담당보좌관은 지난달 말 브리핑에서 6자회담 재개 조건으로 남북관계 개선과 진정성 있는 북한의 비핵화 행동 및 징후를 꼽았다. 따라서 외교부 고위당국자가 내세운 회담 재개 전제조건이 미국이 원하는 비핵화 행동에 충족되는 것인지에 대한 한·미 간 조율이 있었는지가 관심 사항이다.

한편 김정은 후계체제 공식화 이후 북한이 잭 프리처드 한·미 경제연구소 소장 등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을 줄줄이 불러들이고 있다. 따라서 북한이 이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크롤리 차관보는 민간 차원의 방북 인사들이 미국 정부의 메시지를 가져가는 건 아니라고 밝혔다. 하지만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 분위기 조성을 위해 이들의 방북을 원하고 있는 만큼 미국 정부에 간접적으로 관계 개선을 위한 메시지를 전할 거라는 전망들도 적지 않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