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 경찰’ 2題] 진도署 이인회 경사… 이주여성 대상 ‘운전면허 교실’ 운영
입력 2010-10-21 19:14
“시골에서 필수적인 오토바이 운전면허를 따도록 도와주거나 한글이름 짓기, 개명절차 등을 친절히 안내해줬을 뿐입니다.”
전남 진도경찰서 정보보안과 이인회(46) 경사는 이곳에 시집 온 이주여성들에게 ‘수호천사’로 불린다.
1990년 경찰에 투신한 이후 진도에서만 근무해온 이 경사는 지난 3월 초부터 진도읍사무실 2층 회의실을 빌려 ‘운전면허 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진도에 정착한 몽골과 베트남, 중국, 필리핀 출신 이주여성 160여명 중 20여명은 매주 금요일 오후 3시부터 2시간 동안 이 경사로부터 운전면허 취득에 필요한 기본교육을 받고 운전면허 문제집도 풀고 있다. 이 경사의 도움으로 그동안 필리핀에서 온 에드나(38)씨 등 5명이 면허증을 손에 쥘 수 있었다.
그는 또 한국식 이름으로 개명하려는 이주여성들에게 법원의 개명절차 신청서를 대신 작성해주거나 예쁜 한글이름도 직접 지어주고 있다. 이 경사는 폭력 등 가정불화에 시달리는 일부 이주여성들에게 가정문제 상담을 위한 ‘친정오빠’ 역할도 자임하고 있다.
외사업무만 10년 이상 맡아온 그는 “하루 24시간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려고 노력해왔을 뿐 내세울 건 별로 없다”고 겸손해했다.
진도=장선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