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형교회 효시 수정교회 파산신청 ‘충격’
입력 2010-10-21 17:46
로버츠 슐러 목사가 설립한 미국 대형 교회의 효시인 수정교회(사진)가 파산 위기에 처해 충격을 주고 있다. 실감나는 부활절, 성탄절 행사와 유리 예배당 건물을 보기 위해 찾는 방문객만 한 해 수만명을 헤아리던 교회는 최근 4년간 담임목사 교체의 어려움 속에서 헌금 등 기부가 줄면서 재정 문제가 심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교회는 남캘리포니아 법원에 ‘챕터11’에 따른 파산 보호를 신청했다고 18일 밝혔다. 미국은 법정관리를 신청하려면 챕터(chapter)11에 따른 파산 보호를 신청해야 한다. 파산 보호를 신청하면 법원 감독 아래 채무 상환이 일시 연기되고 회생 절차를 밟을 수 있다.
교회는 200만 달러(약 23억원) 이상의 채무 불이행으로 3개의 민사소송 건에 휘말려 있었다. 직격탄은 지난해 성탄절 행사인 ‘성탄의 영광’ 프로그램을 위해 빚을 지면서부터. 채권자들이 일단 유예기간을 부여해 행사는 치러졌지만 이후 협상이 결렬되면서 결국 파산 보호를 신청했다.
교회는 최근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채무 이행에 힘쓰겠다”고 밝히고 “조속한 시일 내에 파산 보호 신청에서 벗어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쉐일라 슐러 콜맨 담임목사는 “파산 보호 신청에도 교회 사역은 계속될 것”이라며 “주일예배를 비롯해 주간 TV 방송인 ‘권능의 시간(Hour of Power)’, 수정교회 아카데미와 고등학교, 주간 교회 활동을 포함한다”고 말했다.
콜맨 목사는 또 현재의 재정적 어려움은 전혀 두려운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그는 “지금의 어려움은 지난 55년간 교회 사역에서 새로운 것이 아니다”면서 “자동차극장에서 교회를 시작했을 때 많은 사람들은 실패할 것이라 말했지만 우리는 성공했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수정교회의 파산 소문이 퍼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교회가 4층짜리 사무실 건물을 매각한다는 얘기가 나왔고, 올 봄 부활절 행사인 ‘부활의 영광’이 27년 만에 취소되고 교회 직원 50여명이 해고됐었다.
수정교회는 2006년 로버트 슐러 목사의 아들 로버트 A 슐러 목사가 리더십을 이어받았으나 ‘권능의 시간’ 프로그램 방향에 동의하지 못하면서 사임했다. 현 콜맨 목사는 슐러 목사의 장녀로 지난해부터 담임목사로 사역하고 있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