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아시안게임 때문에…” 강팀 속앓이

입력 2010-10-21 18:23

올 시즌 프로농구에서 우승 후보들이 내달 광저우 아시안게임이라는 암초를 만나 속앓이를 하고 있다. 팀의 주전이 아시안게임에 차출됨에 따라 전력 누수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우승 후보 원주 동부는 2010∼2011시즌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정규리그 개막과 함께 2연승을 질주했지만 지난 19일 팀의 기둥 김주성(30·2m5)이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차출돼 빠지자마자 인천 전자랜드에 시즌 첫 패배를 당했다.

동부는 전반까지 37-32로 선방했지만 후반 전자랜드 문태종(28점)과 정영삼(12점)을 막지 못해 결국 73대 79로 역전패했다. 동부로서는 김주성의 높이와 정확성이 어느 때보다 아쉬운 경기였다.

강동희(44) 동부 감독은 “김주성의 빈자리는 윤호영과 김봉수가 대신한다. 김주성이 빠진 동안 치러질 10경기에서 50% 승률만 지켜도 성공”이라며 “만약 김주성이 없는 동안 1∼2승에 그치면 복귀해도 따라가기 쉽지 않다”고 걱정을 토로했다.

동부는 지난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때도 김주성을 대표팀에 내준 탓에 2006∼2007시즌 6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지난해 준우승 팀 전주 KCC도 센터 하승진(25·2m21)의 공백으로 지난 15일 개막 이후 단 한 게임도 승리를 거두지 못하고 내리 3연패를 당했다. 특히 20일 창원 LG와의 경기에서 KCC는 하승진이 빠짐에 따라 높이에서 현저히 밀리며 86대 97로 경기를 맥없이 내줬다.

이날 KCC의 리바운드는 23개로 LG(27개)보다 4개나 적었다. 어시스트에서도 10-23으로 절대 열세였다. 도저히 이길 수 없는 게임이었다. 골밑에서 중심을 잡아주던 하승진의 공백이 아쉬운 대목이다.

지난해 통합 챔프인 울산 모비스는 아예 수장인 유재학 감독이 아시안게임으로 빠져나가 울상이다. 유 감독은 아시안게임에 전념하기 위해 17일 서울 SK전을 끝으로 당분간 팀을 맡지 않고 있다. 유 감독은 “아시안게임으로 빠지는 동안 팀이 5할의 성적을 거둬야만 반격을 노릴 수 있다”고 한숨지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