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량해전 대승 ‘울돌목 해류 비밀’ 밝혀져… 해양조사원, 당시 조류 분석
입력 2010-10-21 14:51
1597년 음력 9월 16일 오전 6시 30분. 진도 앞바다는 북서방향으로 흐르는 밀물 때를 맞는다. 물길은 점차 거세져 10시10분엔 유속이 최대 초속 4m까지 빨라진다. 바다는 12시21분엔 남동방향의 썰물로 급변하고 오후 2시40분엔 썰물 속도가 초당 2.7m로 최고조에 달한다.
국립해양조사원은 전남 진도 울돌목에서 413년전 일어났던 명량대첩 당시의 조류현상을 과학적으로 분석했다고 21일 밝혔다. 명량대첩은 이순신 장군이 조선 수군의 남은 함선 전부인 13척으로 일본 수군을 무찌르고 전쟁의 양상을 뒤바꾼 해전이다. 일본군을 물살이 빠른 울돌목으로 유인했던 것이 대승의 원인으로 꼽힌다.
울돌목은 초당 최대 유속 5m로 빠른 물살 때문에 한 달 이상의 장기관측이 힘들었다. 하지만 국립해양조사원은 수평 초음파 유속계를 활용해 지난해 11월부터 6개월 동안 장기관측에 성공, 400년 전 조류 흐름을 추정해냈다고 설명했다.
명량해전의 전개과정을 이해하고자 역사학자들을 중심으로 1960∼80년대 조류예보표 등을 이용한 간접적인 방법으로 당시 조류를 추정해왔다. 하지만 기존 연구성과들은 밀물이 강하고 지속시간이 짧은 울돌목의 조류 비대칭 현상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한계가 있었다. 이 연구 결과는 한국해양학회지 ‘바다’ 11월호에 게재된다.
김도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