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 헤븐’ 이효진 예인건축대표의 배우자 구하기… 얼굴 화상 극복 웨딩마치
입력 2010-10-21 17:34
2009년 12월 어느 날, ‘미스 헤븐(Miss heaven)’에게 이메일 한 통이 도착했다. 발신자는 ‘미스터 헤븐’이었다. 대전 계룡장로교회에 출석하고 있는 미스터 헤븐은 미스 헤븐의 간증집 ‘네 약함을 자랑하라’(규장)의 마지막 책장을 덮는 순간 가슴이 뜨거워져 잠을 이룰 수 없었다. 책을 읽은 소감을 저자에게 꼭 전하고 싶었다. 미스 헤븐은 세 살 때 아궁이에 끓고 있던 주전자를 엎어 얼굴과 왼손에 3도 화상을 입은 후 힘겨운 시간을 보내 왔지만 성령님을 만난 후 하나님 나라의 홍보대사로 살고 있는 이효진(36·예인건축연구소 대표)씨다. 미스 헤븐은 하나님께서 ‘너는 이 세상에서는 아름답지 않지만 하나님 나라 미인’이라며 지어준 별명이다.
그녀는 2008년부터 배우자를 위한 기도를 시작했다. 배우자의 이름도 ‘용호(勇虎)’라고 지었다. 하나님의 군사답게 ‘용맹한 호랑’이 같은 남자를 꿈꾸며 지은 이름이다. 그녀는 이미 하나님께서 배우자를 준비해 두셨다고 생각하고 기도홈피(pray.godpeople.com/jesus75)에 ‘배우자를 위한 기도문’을 매일 올리고 있었다.
미스터 헤븐은 대학시절 대학생선교회 활동을 통해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난 후 목회자가 되기로 서원한 김필겸(30)씨다. 현재 신학대학원 입학을 준비하고 있는 그가 찾는 배우자는 ‘평생 남을 위해 기도하는 자매’였다. 그녀를 만난 순간 그토록 찾던 ‘기도하는 자매’란 것을 확신했다. 그에게 화상 입은 얼굴은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이듬해 2월, 그녀는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예비 시부모를 만났다. 그녀는 30대 중반의 골드미스 사업가라고 하지만 얼굴에 화상을 입은 며느릿감을 허락하지 않으면 어떻게 할지 걱정이 태산이었다. 하지만 기도 중에 “그들이 너를 예뻐할 것이다”란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편안한 마음으로 만났다. 예비 시어머니는 그녀를 보자 “하나님께서 우리 집안에 효진 자매처럼 귀한 자매를 보내주셔서 우리는 너무 감사하고 있어요. 우리 아들이 효진 자매를 힘들게 하면 나한테 언제든지 말해요. 평생 애프터서비스 해줄 게요”라며 따뜻하게 안아주었다.
하나님은 유능한 웨딩플래너였다. 상견례 한 달 전 그녀는 우연한 기회에 시부모님이 출석하는 계룡장로교회에서 간증을 하게 됐다. 김씨의 부모와 형제들은 그녀의 간증을 듣고 깊은 감동과 은혜를 받아 이미 마음의 문을 열고 있었던 것이다. 그녀는 하나님이 보내주신 ‘용호’씨와 이달 30일 결혼한다.
이씨는 “예수님을 만나지 못한 예쁜 얼굴과 예수님을 만난 화상 입은 얼굴 중 하나를 택하라고 한다면 후자를 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는 아름다운 얼굴은 잃었지만 대신 하나님의 크신 사랑과 은혜를 입었습니다. 예수님이 없는 과거의 삶은 지옥이었습니다.”
그녀는 어린 시절 ‘파충류’ ‘괴물’ 같다고 놀리는 아이들 때문에 늘 땅만 보고 다녔다. 스무 살이 되면 수술을 받고 나을 수 있다는 엄마의 말을 믿고 예뻐진 스무 살의 자신을 만나기 위해 어린 나이에 감당하기 힘든 고통의 시간을 견뎠다.
그러나 대학에 입학한 후 수술이 불가능한 상태란 것을 알았다. 하나님을 떠나 절망과 좌절로 자살을 기도했다. 외모지상주의의 세상문화 속에 고통스런 나날을 보내며 폭식증과 일중독, 드라마 중독에 빠져 살았다.
그러나 약함을 강함으로 바꾸시는 이는 하나님이셨다. 2002년, 인테리어 디자이너의 꿈을 키우며 힘겹게 하루하루를 보내던 중 누구보다 사랑했던 어머니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하나님께 무릎을 꿇게 됐다. 황폐한 신앙생활과 고단한 일상의 곤고함 가운데 친구의 권유로 헤븐리터치미니스트리(HTM)의 월요 말씀치유집회에 참석하게 됐다. 그곳에서 성령님을 만났다. “내 안에 잠재했던 슬픔이 올라와 성전이 떠나가도록 울었어요, 그때 ‘내가 너를 너무 사랑한다. 두려워하지 말고 놀라지 마라. 세상 끝 날까지 너와 함께한다. 너는 내 나라의 홍보대사 미스 헤븐이 되어 이 땅에 도래한 하나님 나라의 증인이 되어라’는 세미한 음성을 들었어요.”
이후 그녀는 이 땅에 우연히 태어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계획 아래 태어났고 하나님의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존귀한 자녀임을 알게 되었다. 그녀는 진정한 하늘 미인 ‘미스 헤븐’이라는 성령님의 사랑의 음성을 들으며 깊은 내면의 상처를 치유 받았다.
화상 입은 얼굴이 이젠 그녀에게 어떤 슬픔이나 고통을 주지 않는다. 기도 중에 하나님께서 “네 약함을 자랑하라”고 하셨다. “내가 부득불 자랑할진대 나의 약한 것을 자랑하리라”(고후 11:30) “이는 내가 약할 그때에 강함이니라”(고후 12:10) 그래서 지난해 간증집 ‘네 약함을 자랑하라’를 출간했다.
이제 그녀는 하나님의 크신 사랑과 은혜를 땅 끝까지 전할 새로운 꿈을 꾸고 있다. “아름다운 가정의 모델이 되고 싶어요. 저희 가정을 통해 위기의 가정들이 회복되는 일이 생기길 소망합니다.” 이들의 웨딩플래너는 분명 하나님이셨다.
이지현 기자 jeehl@kmib.co.kr